■ 양복실 5살, 7살 두 자녀를 키우는 YMCA아가야 부모협동조합 어린이집 준비위원

얼마 전 예능프로그램을 보다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패밀리합창단 오디션 장면이었던 것 같다. 송예린, 송민성 남매가 나와 가슴으로 부르는 노래를 들으며 그렇게 한참을 울었던 것 같다.

전 세계에 10명밖에 앓고 있지 않다는 흡수장애 증후군(터프팅 장염)이라는 특이병에 걸린 아이들이었다.

장에서 영양분을 흡수하지 못해 가슴에 주사바늘을 꽂은 채 평생 영양분과 약을 투여 받으면서 살아야 하는 두 아이!

건강하지는 못하지만 남매에게 또 다른 세상을 보여주고 싶고, 꿈꾸게 하고 싶어서 이 오디션에 나오게 됐다고 말하는 엄마의 떨리는 목소리를 들으며 같은 엄마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남매를 키우며 감당해야 했을 어마어마한 치료비, 끝도 없는 치료, 아파하는 아이를 보며 대신 아파줄 수도 없는 그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 생각하니 가슴 한쪽이 저려왔다. 너무나 맑고 청아한 목소리로 부르던 노래도 좋았지만, 남매의 삶을 얘기하는 것 같은 노래가사 한 구절 한 구절이 내 가슴에 속속 들어와 박혔다.


꿈꾸지 않으면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별 헤는 맘으로 없는 길 가려하네
사랑하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설레는 마음으로 낯선 길 가려하네

아름다운 꿈꾸며 사랑하는 우리
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

배운다는 건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배운다는 건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우리 알고 있네 우리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한없이 부족하기만한 엄마 품이 뭐 그리 좋다고 서로 자기 쪽을 바라보고 자라며 한참을 실랑이 하다 어느새 잠이 든 두 아들 녀석들!

사랑하는 도원이, 규원이가 꿈꾸며 살 수 있도록, 희망을 노래할 수 있도록 엄마로서 도와주고 싶다. 내 욕심에 내뱉었던 잔소리와 핀잔들을 다 내려놓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