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재정 5살, 8살 두 자녀를 키우는 YMCA아가야 부모협동조합 어린이집 준비위원

얼마 전 이사를 했다. YMCA아가야에서 먼 곳에서 조금 더 가까운 곳으로…….

지난 1년간 자동차로 왕복 한 시간 거리를 주말 빼고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작은아이를 등·하원 시켰다. 가끔은 정말로 귀찮을 때도 있었지만, 힘들다고 그만두고 싶은 생각은 단 한 번도 들지 않았다. 아침마다 빨리 가자고 재촉하며 한껏 기대에 찬 얼굴을 보고 있자면 나의 그 정도의 불편함쯤은 감수할 수 있었다. 아니 그래야만 했다.

8살, 5살 두 아들들의 엄마인 나는 세상 어떤 엄마보다 내 아이들을 더 많이 사랑한다고 자부한다. 물론 이 세상에 제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없다. 그런데 과연 내 아이들도 이런 엄마의 사랑을 온전히 느끼고 있을까?

엄마인 나는 잘 먹이고, 안전하고, 좋은 환경을 제공해주는 등 아이를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은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해결해 주는 것이 부모로서의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을 충분히 느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것은 단지 엄마인 내 기준에서의 일방적인 생각이라는 것을 작은 아이를 YMCA아가야에 보내고 나서야 깨닫기 시작했다. 엄마인 내가 주고 싶은 사랑을 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받고 싶은 사랑을 줘야함을 말이다.

아가야에 보낼 때는 굳이 비싼 옷, 예쁜 옷을 입힐 필요가 없다. 아이가 가장 편하게 놀이 할 수 있는 옷이면 된다.

단, 아침마다 가방에 여벌옷 한 벌은 반드시 넣어서 보내야 한다. 그날그날 아이들의 컨디션이나 날씨 등에 따라서 전혀 계획되지 않았던 물놀이나, 밀가루놀이 아니면 설봉산 나들이에서의 흙 비탈길에서 엉덩이로 미끄럼타고 내려오기 등……. 미리 짜인 계획표대로가 아닌 아이들 주도로 이루어지는 활동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집에서는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아가야에선 현실이 된다. 설봉산에서의 산책길에 주워온 나뭇가지에 색종이를 접고 직접 못질까지 해서 바람개비를 만들어와서는 그럴 수 없으리만큼 뿌듯해 한다.

아이는 지금 아가야 선생님들로부터 받고 싶은 사랑을 충분히 받고 있다. 그리고 나는 아이가 받고 싶은 사랑을 주는 방법을 선생님들을 통해서 매일 배운다. 나는 지금 아이가 받고 싶은 사랑을 주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