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미령 이천YMCA아가야 부모협동조합준비위원회

요즘 YMCA아가야에 들어서는 현관에는 각양각색의 우비와 우산, 그리고 아이들의 장화가 여름이라는 계절을 물씬 느끼게 해 준다.

먼저 온 친구들은 문이 열릴 때마다 문소리에 우루루 몰려와 ○○왔다. ○○야 안녕. 어서 들어와. 하며 반갑게 맞아주는 친구와 동생 혹은 형님들이 있어 오랜만에 만나 머쓱했던 표정들도 금방 활짝 웃으며 뛰어 들어오고, 어머니들 또한 맞아주는 아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주며 내 아이만이 아닌 다른 아이들까지도 챙겨주는 모습들 속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함께라는 것을 배워가는 듯하다.

매일 아이들은 짧은 산책이나 가까운 설봉산으로 숲놀이를 간다.

자연을 통한 사계절의 변화나 생명의 소중함을 가르치지 않아도 나뭇잎의 변화나 길에서 만난 곤충과 벌레들을 보며 알아가는 아이들 눈은 솔직하고 진실되고 순수하게 읽어가고 마음에 담는다. 마음에 담긴 그림은 배려나 이해, 존중으로 다시금 함께하는 생활 속에서 평화로운 어울림으로 나와 친구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간다.

자연을 배우고 자연이 준 음식을 먹고, 스스로가 자연의 일부이기에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은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임을 몸으로 경험하고 몸으로 느낀 아이들은 먼 훗날, 그들을 일으키는 자존감과 독립심, 그리고 감수성으로 살아가는 힘의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며칠 전 중학교에서 1등만 하여 최고인줄만 알았던 학생이 특목고에 입학했을 때, 더 선행학습으로 키워진 학생들 속에서, 잘 못하는 자신과 그룹과제를 할 때 실력이 낮은 자신과 하면 나쁜 성적을 받는다고 회피하고 멀리하고 미워하고 놀려대는 시선에 결국 자살을 시도했다는 기사를 보며, 다름과 차이를 존중받기 받기보다 개성과 재능을 인정받지 못하고 모두 성적으로 서열화하는 사회를 눈치 빠른 아이들이 일찍부터 배워가게 되는 것은 아닐까! 모두 교수, 학자, 변호사, 의사가 되면 나머지 직업은 어쩌라고, 나머지 직업 없으면 그들도 존중받을 못 할 텐데….

우리들의 이야기는 늘 이렇다.
자연과 벗하고, 몸으로 놀면서 존중받고 존중해주면서 세상을 밟게 보는 우리들의 일상이 우리들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들의 됐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그래서 언젠가 만나게 되는 친구들과 같은 추억을 말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거리가 된다면 우리들의 삶은 훨씬 더 풍요롭고 평화롭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