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은경 YMCA아가야 부모협동어린이집 준비위원

요즘 내가 즐겨보는 드라마가 있다. 모방송의 ‘신사의 품격’이다. 사랑 타령만 하는 드라마를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내가 학창시절 인기 있던 일명 하이틴 스타들이 나와서 색다른 느낌을 가지고 첫 방송을 보고나선 그 이후로 찾아보게 된다. 웃음을 주는 부분이 군데군데 자연스럽게 숨어있고, 자기 전 눈물을 펑펑 쏟고 그 여운에 잠겨 잠들게 하기도 한다. 극중 서이수라는 여자주인공은 사랑하는 남자가 아이가 있는 아빠란 걸 알고 나서 마음아파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주인공은 그 남자를 사랑하고 다시 만남을 이어간다.

그리고 때가 되면 한 번씩 ‘사랑’을 주제로 하는 다큐멘터리에는 서로 각자가 안고 있는 사연들은 다르지만 그들의 공통되는 한 가지가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 그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기에 사랑하니까 그 모든 어려움을 감수하면서 살아간다. 내가 만약 그런 상황이라면 난 그들처럼 할 수 있을까? 하고 질문을 던져보기도 한다.

‘사랑’ 참 좋은 건데 참 어렵다.

내 뱃속에 하나의 생명이 자라고 있을 때 이 아이가 태어나면 크고도 넓은 사랑으로 키워야지라는 하고 생각했었다.

인디언들은 사랑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다고 한다.
‘준만큼만 생긴다. 아이들에게 사랑을 듬뿍 줘라. 사랑을 적게 주면 그만큼 사랑이 부족한 아이로 성장하며, 사랑을 듬뿍 주면 사랑이 넘치는 따뜻한 성품의 소유자로 성장한다.’

그럼 얼마나? 라는 질문을 가질 수 있다. 이 질문에 그들은 이렇게 대답한다. 너무 많은 사랑을 주면 버릇이 없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일찌감치 집어치우라고, 오히려 아이가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했을 때 평생 어둠의 그늘 속에 머물게 될 것을 걱정하라고 말이다.

어느 날 아침 몸이 좀 안 좋아 누워있었다. 혼자 놀이하는 시간이 길어지니까 나가자고 조르기 시작한다.

“엄마가 아프니까 조금 있다 나가자.”

잠시 후

“엄마 나가자~”
“엄마 아직 몸이 힘들어.”
“그럼 약 먹어.”

그렇게 얘기하더니 혼자 놀이하다 보채기 시작한다. 안되겠다 싶어 씻고 나갈 준비를 하니 그 옆에 와서 이렇게 얘기를 한다.

“나 오래 기다렸잖아~”
“미안해.”

손잡고 나가면서 아이가 웃음 지으며 얼굴 바라보며 말한다. “엄마 안 아파졌어?”하고 묻는 딸 아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생각해본다. 아이를 가장 기쁘게 해 줄 수 있는 사람도, 아이를 가장 슬프게 할 수 있는 사람도 엄마 아빠임을…. 그래서 이제는 특별한 사랑보다는 늘 변함없는 편안한 사랑을 주고자 한다. 결코 흔들리지 않는 사랑으로 지켜주고, 믿음이 되어주는 그런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