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보순자 네명의 아이를 키우며 YMCA아가야 부모협동어린이집 준비위원

#1. 회의
아가야를 들어서는 출입구에는 커다란 현관문이 있고 그 앞으로 시멘트로 발라진 비스듬한 폭90cm정도의 비탈길이 있다. 이 비탈길에서 놀이 자동차를 타는 게 좋은 꼬마 친구들…. 서로 타겠다고 해서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탈 수 있을까?” 하고 선생님이 친구들에게 물어본다.
채은(6세) : “야! 우리 들어가서 회의하자. 안 다치게 타려면 어떻게 하면 될지? 모두 들어와!” 주도성이 강한 제일 큰 언니가 친구들에게 말한다.
친구들은 자람터 방에 둘러 앉아 회의 중이다. 출석부를 불러야 한다고 “선생님 이름 써주세요~”하고, 규원(5세)인 공룡 그림 그리고, 상훈(6세)인 산과 자동차 그림 그리고, 준혁(5세)인 봄꽃 책 보고 있고…. 회의가 잘 진행될 수 있을까?
“얘들아! 우리 비탈길에서 어떻게 안전하게 탈 수 있는지 방법이 찾아지면 그 때 타자!” 아이들도 곤란한 상황을 해결하는 평화로운 방법을 잘도 찾아낸다.

#2. 화남
비탈길에서 안전하게 자동차 타는 법에 대한 회의를 하기 전에 친구들은 오후 쉼의 이부자리 때문에 또 티격태격 한다. 화가 나서 인형, 베개, 이불, 데리고 자려했던 공룡, 심지어 책까지 던진다. 책은 위험해 말릴 수밖에 없다. 화가 난 친구를 데리고 다른 공간으로 나와 얘길 나눴다.
“규원아! 왜 이렇게 화가 났어?” / “시우랑 채은이 누나가 화나게 했어요.”
“그랬구나. 화가 많이 났구나. 우리 채은이 누나랑 시우랑 잘 얘기해보자!” / “얘기했는데도 안 된대요.”
“시우랑 누나랑 규원이랑 맘이 다르니까 많이 속상했구나!” / “응.”
“우리 이따 다시 얘기해보자. 서로 맘이 다를 때도 있어.
그렇게 해도 될까?” / “응.”
“근데, 규원아 규원이 이불한테 화난거야?" / “아니.”
“책한테 화난거야?” / “아니.”
“공룡인형한테 화난거야?” / “아니.”
“근데 왜 이불, 책, 인형을 던졌어?” / “…….”
“화난다고 그렇게 물건 던지는 건 안했으면 좋겠는데….” / “…….”
물론! 낮잠 자고 일어나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같이 잘 논다. 엄마들이 오니 같이 놀러 가자고도 한다. 어른들도 아이들처럼 서로 마음이 달라 다투고도 금방 다시 웃으며 잘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