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골든벨 문해 백일장 인기

“가을이 되면 사람들의 마음은 풍성해진다. 황금빛으로 물든 논과 풍성한 열매로 익어가는 밭을 보면 행복하기만 하다. 바쁘게 움직이는 손놀림으로 빨간 고추를 따는 아낙들의 모습도, 황금빛 들녘에서 피를 뽑는 농부의 모습도, 입 안 가득 도토리를 물고 쪼르르 달려가는 다람쥐의 모습도 행복한 미소를 짓게 한다.”

이 글은 이천시 ‘문해 한마당’ 백일장에서 대상을 차지한 천점희(62•창전동 문해교실)씨의 ‘가을열매’라는 제목의 글 중 일부다.

문해교실을 통해 배운 글 솜씨를 풍성한 가을 ‘제9회 이천시평생학습축제’와 연계해 개최한 문해 한마당 백일장에서 마음껏 펼쳐 보인 것이다.

이천시가 주최하고 ‘마중물(문해교사 동아리)’이 주관한 문해 한마당 잔치 ‘제1회 도전 골든벨’, ‘문해 백일장’이 어르신들의 열정적인 참여 속에 성황리 끝이 났다.

지난 17일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관내 60~80대 어르신과 다문화 여성 등 170여명이 참가해 그동안 익힌 실력을 뽐냈다.

이날 어르신들은 생애 처음 출전한 도전 골든벨에서 일반상식과 OX퀴즈를 푸는 과정에서 희비가 교차할 때마다 아쉬움과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열띤 경합을 벌였다.

이 결과 도전 골든벨에선 관고동 문해교실 장재님(66)씨가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고, 엄윤선(70•증포동 문해교실)씨는 으뜸상을, 홍양숙(77•관고동 문해교실)씨는 도전상을 거머쥐었다.

이어 진행된 문해 백일장에서는 참가한 어르신들이 ‘가을, 추수, 감사, 열매’ 등을 주제로 한 글쓰기 삼매경에 빠졌다.

초급과 중급으로 나눠 실시된 백일장에서는 어르신들의 일상생활이 담긴 삶의 진솔한 이야기가 글로 표현돼 눈길을 끌었다.

특히 글을 써내려가고 있는 어르신들의 거칠어진 손은 힘겹게 살아온 지난 삶의 무게가 고스란히 묻어나 있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기도 했다.

백일장에는 어르신 2명이 대상을 차지했다. 앞서 소개한 천점희씨와 ‘은행’을 주제로 어릴적 추억을 더듬어 쓴 장상연(69•이천평생 푸른학교)씨가 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이와 함께 문해교실 시화대회에서는 대상 대표로 강귀분(72•관고 배움누리)씨가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이날 행사를 통해 모두 83명의 어르신 등이 평생 잊지 못할 가장 소중하고 값진 상을 받아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

이천시 평생학습과 관계자는 “앉았다 일어났다 조차 힘겨워 하는 어르신들이 젊은 사람 못지않은 열정으로 도전 골든벨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다”면서 “어르신들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제2회 도전 골든벨에서 다시 만나 뵙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어르신들과 다문화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이번 행사는 ‘평생학습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한 뜻 깊은 행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