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량2리 호박 작목반 농가들이 추석 연휴기간 경매시장이 열리지 않은 탓에 판매가 막힌 풋호박을 폐기처분하고 있다.

“이런 일은 처음이야. 속상하지만 어쩌겠어?”
‘풋호박’ 농가들의 가슴 아픈 사연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추석 연휴기간 중인 9일 오후 ‘호박마을’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이천시 대월면 군량2리의 한 들판에 풋호박이 산더미처럼 쌓이고 있다.

추석 연휴기간 경매시장이 열리지 않은 탓에 판매가 막힌 농민들이 풋호박을 폐기처분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처분된 풋호박은 10kg들이 2천 박스 분량. 추석 전 1박스에 2만5천원 하던 것을 생각하면 환장할 노릇이다.

이뿐 아니다. 군량2리 호박 작목반 22농가에서 자체 폐기한 풋호박 만도 약 2천 박스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풋호박은 적기에 수확하지 않으면 넝쿨이나 다른 호박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확해야 하는 특성이 있다.

“가격이 싸던 비싸던 상관하지 않습니다. 다만, 청과물 시장이 열리지 않은 이유로 정성들여 생산한 농작물을 폐기처분 한다는 것이 억울할 따름입니다.”

자식같이 키워온 농작물을 애써 수확해 폐기처분하는 농민의 마음은 미어터진다.

대월농협 최창선 조합장은 “농작물의 유통 피해가 없도록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농민들의 손실 부분에 대해서는 보존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락동 농산물시장에서 최고 브랜드를 자랑하고 있는 군량2리 풋호박이 하루아침에 폐기물 신세로 전락했다.

기뻐야 할 추석 한가위가 이들 농가에게는 가슴 아픈 한가위로 기억될 듯싶다.

▲ 군량2리 호박 작목반 농가들이 추석 연휴기간 경매시장이 열리지 않은 탓에 판매가 막힌 풋호박을 폐기처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