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대학 강좌에서 노래하는 탄명스님.

영혼을 밝히는 ‘불교대학’ 운영
소외계층 위한 ‘영어교실’ 인기

▲쓰러져갔던 해룡사에 나타난 탄명스님
해룡사는 조선 후기 암자로 현재의 사찰로 이어지기까지 역사는 백년이 넘는다. 하지만 이천시민들에게 생소한 사찰이다.
명색이 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스님이 회주(법회(法會)를 주장(主張)하는 사람)로 있지만, 1년 전 탄명스님이 오기 전까지 거의 쓰러져가는 사찰에 불과했다.
탄명스님은 “제가 처음 해룡사에 와서 법회를 주관하니 노보살 한 분 밖에 없었어요. 앞이 깜깜했죠. 하지만 하나 둘 씩 바꿔나가기 시작했죠”라고 당시의 소회를 밝혔다.
용인 대덕사와 용덕사에서 포교국장을 지낸 탄명스님은 사찰 정비부터 시작해, 초하루, 보름 등 각종 법회를 부드러운 노래로 진행했다. 엄숙한 법회가 불자들로 하여금 친숙한 법회로 바뀐다. 찾는 불자들이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탄명스님의 장기인 노래는 불자들을 즐겁게 했다. 트롯트, 팝송, 가요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그의 방송과 동영상, 음반집 등은 인터넷 클릭 수도 10만 건이 넘는 게 수두룩했다.

▲ 불교대학수계식

▲수행도량으로 거듭난 ‘해룡사 불교대학’
지난 5월 말 개강한 ‘해룡사 불교대학 교양반 1기’과 ‘어린이 영어교실’은 탄명스님의 모험이었다. 많이 알려지지도 않은 작은 사찰에 두 개 강좌를 열어서 모집인원이나 제대로 채울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행여 불교대학이라고 해서 불자가 되기 위한 교리 공부로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일반인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명상의 시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사찰 예절과 불교의례 등 심신의 수행을 공부하는 도량이 된 것이죠. 마치 ‘템플 스테이’ 같이요.”
탄명스님은 두 개 강좌에 40여명이 참여한 것에 놀랐다. 종교를 떠나 요즘 우리에겐 심신의 수행도량, 명상의 시공간이 필요로 했던 것이었다.
불교대학 강좌 내용을 보더라도 삶의 궁극적 이유와 육신과 영혼에서 행복이 충만된 세계를 찾는다. 상대를 배려하고 뉘우치고 용서하며, 분별심을 없애고 도에 들어간다.

▲ 영어교실.

▲어린이들의 공부방 ‘해룡사 영어교실’
불교대학이 성인을 위한 강좌라면 ‘어린이 영어교실’은 지역의 소외된 어린이들을 위한 강좌다. 매주 목요일 오후 1시부터 3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영어교실’은 초만원이다.
특히나 시작 전에 주지스님께서 불러주시는 ‘영어 동요와 올드팝’에 흠뻑 취한다. 기초 3개월 과정이 끝나는 무렵 어린이 20여명은 영어 노래 소절을 따라 부르며 싱글벙글이다.
또 미국에서 대학을 나와 10년간 거주했으며, 현직 Y영어교실 교사인 최성희 신도가 강사를 맡았는데 열정이 대단하다.
“20여명의 어린이들 중 신도 분들의 자녀는 하나도 없어요. 인근 지역에서 온 친구들이죠. 3개월 과정에 낙오자 하나 없이 너무나 즐겁게 배우고 스님을 따릅니다.”
최 강사는 어린이들이 영어를 배우면서, 스스럼없이 절에 대한 예법을 따라 합장을 할 때면 흐뭇하다. 욕심도 생긴다. 기초, 중급, 전문반 과정을 늘리고 싶어 한다.
“절에 다니면서 템플 스테이 봉사도 했어요. 하지만 저의 장기인 ‘영어교실’을 운영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해룡사에서 꿈을 이루게 돼 만족해요. 더욱 많은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어요.”
고요한 작은 사찰 해룡사에 청아한 마음이 흐른다. 노래하는 탄명 스님과 소외된 어린이를 돌보는 최성희 보살님. 오는 9월에 또 다시 개강하는 해룡사의 ‘불교대학’과 ‘어린이 영어교실’이 눈에 선하다.

※문의 해룡사 (031) 632-1775

▲ 해룡사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