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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 예절

이천저널l승인2013.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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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익 재경이천시민회 회장
지방에 출장을 가려고 중부고속도로에 진입하는 순간, 병목현상에 의한 정체가 시작되어 서행하게 되었다.

마침 옆 차선의 차량 운전석 창문이 열리더니 밖으로 손을 내밀어 당연한 듯 담배꽁초를 도로에 버리는 운전자를 보게 되었다. 언짢은 생각에 그냥 보고 지나칠 수가 없어서 창문을 열고 옆 차 운전자에게 ‘차에서 내려 담배꽁초를 주우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힐끗 한 번 쳐다보고 창문을 닫고는 꼼짝을 안한다. 화가 솟구쳐 내가 문을 열고 내리려 하는 순간 차량 정체가 어느 정도 풀렸는지 옆 차는 도망치듯 내달리고 말았다. 고속도로 입구에서 목격한 젊은 운전자의 몰상식한 행동에 온종일 기분이 좋지 않았다.

‘차창 밖으로 던진 꽁초, 차창 밖으로 던진 인격! 흡연매너, 나를 보여주는 또 다른 언어입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공익광고가 참으로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금연은 세계적인 추세다. 홍콩, 싱가포르, 일본, 미국 등에선 이미 길거리 흡연을 금지하고 있으며, 다른 나라들 역시 흡연ㆍ금연 장소를 구분해 간접흡연으로 인한 피해방지를 위해 적극 나서서 노력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또한 그러하다. 그 결과 공공건물, 버스 정류소와 공원 등이 금연 장소로 지정됐으나 여전히 보행 중 흡연에 대한 규제가 미비해 많은 시민이 간접흡연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실정이다.

청소년과 어린이, 임산부와 노약자 등 면역력이 약한 계층에게 간접흡연은 치명적이다. 소수의 무분별한 기호행위로 인해 다수의 시민이 건강과 생명에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다. 혹자는 흡연의 자유를 말하지만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즐기는 흡연이야말로 진정한 ‘흡연의 자유’라고 할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간접흡연이 직접흡연에 비해 3~8배 정도의 발암물질을 흡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담뱃재로 인한 화상과 화재 위험 등을 고려할 때 길거리 금연은 지켜야 할 사회적 약속이다. 다만 길거리 금연 문제가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갈등으로 치부돼선 안 된다. 길거리 금연정책은 비흡연자들의 건강권과 행복추구권을 존중하는 취지라는 점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따라서 흡연권도 타인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보장돼야 한다고 본다.

올바른 흡연예절이란 공공장소나 직장, 가정 등에서 지켜야 할 흡연예절을 스스로 준수하고 전파하여 비흡연자에 대한 배려와 흡연자들의 올바른 흡연 에티켓을 정착시켜 보다 밝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성숙된 시민문화라 할 수 있다.

한때는 담배가 권위와 힘의 상징인 적도 있었다. 담배엔 엄격한 기율과 예절이 잠재돼 있어서 지위가 높거나 연장자 앞에서는 절대 피울 수도 없었다. 담배는 어른, 그것도 남성들의 전유물이었고 힘들 때 한대 피워 물면 피로가 가시는 피로회복제 이기도 했다. 아이들이나 여성들은 가까이 할 수도 없었고 이들이 만약 담배를 입에 댔다간 ‘되어먹지 못했다’는 손가락질을 받아야 했었다. 담배를 피우는 것에는 이같이 남녀노소간에 높은 장벽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담배의 그 같은 위상은 연기처럼 사라져버렸다. 권위는 고사하고 이 세상에서 아예 추방해야 할 대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최근 대부분의 음식점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식사 후 식당 밖으로 줄지어 나와 흡연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도심의 빌딩아래 그늘진 구석에서도 직장인들로 보이는 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연신 담배 연기를 뿜어대고 있다. 금연건물이 확산됨에 따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흡연권이 건강권 앞에서 맥을 못 추는 형국이 되었고 위엄의 상징이자 약재로 쓰이는 등 귀한 존재였던 담배가 집에서나 밖에서나 애물이 된 것이다. 그래서 이참에 애연가들에게 돈 버리고 몸 버려가며 질타를 받느니 금연 하도록 권하고 싶고, 부득이 흡연을 하더라도 흡연예절을 잘 지켜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간곡히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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