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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로만 나눔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 30

이천저널l승인201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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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기흡 이천시민장학회 사무국장
우리는 평상시에 부자가 되고자 한다면 잘 베풀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러나 또 다른 많은 사람들은 대개 이런 식의 말을 하기도 한다.

“잘 베풀 수 있다는 것은 배부른 사람들의 이야기죠. 당장 먹고 살기도 바쁜데 뭘 베풀어요.”

옛날의 성인들은 물질로 베푸는 것보다 몸으로 베푸는 것이 더 큰 공덕을 쌓는 것이라고 했다. 웃는 얼굴로, 좋은 말로, 상대를 편하게 해주는 태도로 기쁨을 주는 나눔은 물질이 없어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따라서 우리는 물질을 나눌 형편이 못 된다면 더더욱 웃는 얼굴로 상대의 기분을 좋게 하는 찬사와 찬탄의 말을 하고, 상대의 기분을 맞춰서 기쁨을 누릴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물질로 베푸는 것을 잘 못하는 사람은 이런 것들도 쉽게 행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니 베푸는 것에 물질이 들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면 오히려 이렇게 반문을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누구는 웃으면 좋다는 걸 모르나요? 웃을 일이 없으니까 그렇지?”
“세상을 사는데 왜 남의 눈치를 보고 살아야 하나요? 피곤해서 어떻게 살라고?”

우리 아이들 중에는 먹을 게 생기면 친구와 나누어 먹으려는 아이가 있기도 하지만 오로지 자신만 챙겨 먹으려는 아이가 있다. 이런 아이들은 단순히 물질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전반에서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자기 욕심만 챙기는 아이는 대개 많은 점에서 부정적인 성향을 보이고, 상대가 아무리 잘해 주어도 진심으로 고맙다는 표현을 할 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선생님이 가르쳐 준 문제 중에 시험 문제가 하나도 안 나왔어요.”

이런 식으로 아이들은 대개 좋지 않은 결과에 누군가를 탓하는 태도를 보인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런 아이들이 어쩌다 좋은 점수를 받으면 선생님 덕분에 시험 잘 봤다고 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결과가 안 좋으면 남 탓이고 좋으면 자기가 열심히 노력한 결과라고 당연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부모들이 내 아이 만큼은 물질이 아니더라도 몸으로 잘 나누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아이들한테 앞으로 잘 살려면 잘 웃고, 좋은 말을 많이 하고, 상대방이 듣기 좋은 소리를 잘 해야 한다고 가르치려 한다. 그러나 이런 성품은 결코 말로만 가르친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려서부터 껌 한 조각이라도 함께 나누는 습관을 들여야 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껌이라도 나누는 행위를 통해서 스스로 터득하는 것이 더 많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주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 어려서부터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많이 줘보는 행위를 해본 사람 중에는 주는 것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며 때로는 받는 사람의 처지와 입장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도 있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아무리 좋은 마음으로 준다 해도 받는 사람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 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렇게 나누어 줄줄 아는 사람은 남이 나에게 나누어 주는 것도 잘 받을 줄을 안다. 내가 누군가에게 무엇을 주었을 때 받는 이의 태도에 따라 다음에 또 주고 싶다거나, 이게 아닌데 라는 생각을 해보았기 때문에 이를 반대로 활용할 줄 아는 지혜가 생기는 것이다. 누군가 나에게 무엇인가를 주었을 때 내가 어떻게 받느냐에 따라 상대가 다음에 또 주고 싶다거나, 다음에는 주지 말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덕분에 잘 됐어요.”

일반적으로 이러한 고마움의 인사표시는 껌 하나라도 주변 사람들과 나누는 습관을 가진 아이들이 잘 한다. 자신이 하는 말 하나, 행동 하나가 상대에게 어떻게 기쁨을 주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자신에게 더 큰 기쁨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어려서부터 몸에 익혀온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고마워요, 엄마, 아빠 덕분에 제가 이렇게 잘 자랐어요.”

내 아이로부터 이런 소리를 듣는 부모가 되고자 한다면 지금부터라도 함께 나눌 수 있는 주변의 이웃이라도 찾아 보야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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