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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목적은 강요가 아니다

이천저널l승인2013.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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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기흡 이천시민장학회 사무국장
“우리 대화 좀 하자.”
“에이, 또 잔소리 하려고 그러죠?”
“너, 그게 무슨 말버릇이냐?”
“어른들은 다 그렇잖아요. 대화 하자고 해놓고 자기 이야기만 하잖아요.”

요즘 아이들 중에 이런 아이들이 상당히 많다. 아이들은 뭔가 잘못을 해서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일찌감치 귀를 막고 보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은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해도 이미 그 이야기는 다 알고 있다는 투로 먼저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이미 어른들이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그 뒷이야기까지 다 꿰뚫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요즘 아이들은 영악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아이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어떤 일이 생겼을 때 이성보다 감정을 먼저 앞세우는 문제가 있다. 이미 말로는 다 알고 있지만 그것이 현실에서 무슨 소용이 있냐는 무의식 속에 저항 의식이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래서 이런 아이들은 무슨 잘못을 했을 때 말로 타이르려고 하면 바로 그 자리에서 “잘못했어요.”라는 말을 먼저 하는 스타일이다. 즉 이런 아이들이 “잘못했어요.”라고 말을 하는 것은 진정으로 잘못을 뉘우쳐서가 아니라 한시라도 빨리 그 상황을 모면하려는 본능적인 방어 반응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대개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잘못했다고 하면 아이를 훈육 하려고 했던 본래 목적을 달성이라도 한 듯이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이것은 부모님의 감정풀이는 될 수 있어도 진정으로 아이를 올바른 길로 이끌어 가는 방법은 아니라고 본다. 아이들은 실제로 자신의 잘못을 느끼기 보다는 당장 부모님이 무서워 비위를 맞추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먼저 자녀와의 대화는 결코 부모의 의견을 강요하는 대화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부모가 대화를 하자고 할 때는 반드시 아이의 말을 먼저 잘 들어 주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가 무엇인가 잘못을 했을 때 사리에 맞지 않는 엉뚱한 말로 변명을 하더라도 우선은 잘 들어 주고 대화를 통해서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깨우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말로는 대화를 하자고 하면서 아이가 내 말에 순종하기를 바라고, 또 실제로 아이에게서 내가 원하는 대답을 들어야만 끝나는 대화라면 이미 대화의 목적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설사 아이가 부모의 말을 잘 듣고 잘못했다는 반성을 하더라도 아이는 진심으로 대화를 통해서 부모의 뜻을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매번 대화를 하자고 하면서 자신의 주장만 강요하는 부모의 위압에 그만 기가 눌려 버린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대화를 통해서 아이를 설득했다고 안심하는 부모와 말로만 대화였지 결국 잔소리였지 않았냐고 받아들이는 아이 사이에는 거리감만 더욱 멀어질 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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