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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인력 우대

이천저널l승인2013.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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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익 재경이천시민회 회장
얼마 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제42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 참가한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단이 종합우승을 달성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7년 일본 대회, 2009년 캐나다 대회, 2011년 영국 대회에 이어 4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고 한다. 나라 전체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실천으로 한창 힘을 쏟고 있었던 1966년부터 우수기능인을 선발하기위한 기능대회가 지방에서 열렸고 선발된 기능인들이 전국대회를 거쳐 지난 1967년 16회 스페인 대회에 첫 참가한 이래 모두 25차례의 기능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16번 우승을 차지했다고 한다.

손은 쓸수록 재간이 발달 한다고 한다. 옛날에는 예닐곱 살만 되면 남자아이는 꼴을 베거나 새끼를 꼬았고 여자아이는 나물을 다듬거나 감자를 긁거나 하는 등 어려서부터 가사에 참여했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손재간을 관장하는 장장근(長掌筋)이 일찍부터 많이 발달하는 것도, 여자아이들이 즐겨 노는 놀이가 공기놀이, 실뜨기, 종이접기 등 손놀림으로 집약돼 있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닌 듯하다.

우리의 반도체나 전자산업 등 미세산업이 세계적으로 두각을 드러낸 것이며, 손재간을 겨루는 세계기능올림픽에서 우승을 거듭한 것이며, 세계 여자 프로골프에서 한국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낸 것이나 손을 주로 쓰는 스포츠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저력이 바로 장장근을 잘 발달시킨 유전자와 무관하지 않은 것이다. 곧 한국인의 손은 국력인 것이다.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음악가, 운동선수, 기능인들이 이를 입증한다. 다만 그 국력인 손을 우리가 어떻게 대우하고 있는지 되돌아보아야 할 것 같다.

이번 기능올림픽의 우승으로 우리나라가 기능강국의 입지를 재차 과시하긴 했어도 아직 ‘기능 선진국’에 진입하기에는 멀었다는 비판도 있다. 세계 일류 수준의 기능이 국가 성장 동력으로 흡수되지 못한 채 대외용 자랑거리에 그치고 만다는 지적이다. 기능 선진국들은 기능올림픽이 직업 교육의 본질에서 표출되는 반면 우리의 세계 제패는 본질에서 나온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닌 셈이다. 이런 이유로 한국은 기능 강국이지만 기능 선진국의 반열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싶다.

독일과 일본 같은 제조업 강국, 중소기업 대국의 힘은 수많은 장인들과 그들을 길러낸 장인정신에서 나온다. 독일의 대학 진학률은 우리의 절반도 안 된다. 직업학교를 나와 마이스터 자격을 따면 사회적 존경과 함께 대졸자 못지않은 대우를 받기 때문이다.

일본 역시 자식에게 기술을 물려줘 가업을 이어가게 하는 오랜 전통이 있다. 세계적으로 200년 이상 역사를 지닌 5,500여개 기업 가운데 일본 기업이 3,100개를 넘는다고 한다. 일본 경제가 엔고와 장기불황의 어려움을 버텨낸 데는 기술로 승부해 온 장수 기업들의 뒷받침이 컸다고 본다.

언젠가 국내의 한 경제신문사에서 역대 국제기능올림픽 금메달리스트 100명에게 기능인들이 처한 현실과 개선했으면 하는 바람을 물었더니 그들 가운데 열에 아홉이 “사회가 우리를 단 한 번도 우대하지 않았다”라는 답이 나왔다고한다.

국내에서는 기능인이 홀대받는 문화 때문에 전문계 고등학교 졸업자의 70%가 대학에 진학하는 실정이며 전문계 고등학교조차도 기능인 양성이라는 본래 역할을 포기하고 상급학교 진학에 매달리는 파행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세계를 제패한 우수 기능인이 산업 현장을 외면하고 대학 진학을 택해 제조업의 맥을 이을 수 없는 상황까지 직면한 것이 우리 현실이다.

기능올림픽에서 우리보다 뒤진 성적을 냈지만 독일•일본•스위스 등은 제조업 강국으로 세계시장을 석권할 만큼 강력한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일찍이 '뿌리 기술'의 중요성을 깨닫고 기능인 육성 방안을 구축하고 기능인을 우대하는 풍토를 조성한 것이다. 이는 기업과 국가브랜드를 높일 뿐 아니라 미래를 이끌 동력이 된다. 뛰어난 기능인의 역량을 강점으로 키우지 못하는 것은 국력 손실이다. 기능올림픽 입상자에게 상금•훈장으로 격려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지만 메달만 따는 기능 강국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세계 제패의 쾌거가 직업 교육의 본질에서 나타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것은 능력 중심 사회를 다지는 초석이며 학벌 만능주의를 타파하고 제조업의 강점을 키우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이천저널  icjn@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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