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따스한 손길에 장애우들이 활짝 웃었다.

설성초등학교(교장 강신영)가 지난 19일 승가원을 방문하여 존중•배려•나눔을 실천하는 ‘팥빙수카페’를 운영했다.

팥빙수카페는 2011년 처음에는 순회학급 학생들을 위한 작은 행사로 치러졌던 것으로, 지난해에는 친구 초청 팥빙수카페를 열기도 했다. 이후 올해 들어 장애학생들의 통합과 장애인권친화적인 학교분위기 조성을 위해 봉사와 기부로 체험하는 학교행사로 확대된 것이다.

이날 팥빙수카페에 참여한 학생들은 5, 6학년 학생들. 이들은 ‘팥빙수 만들기조’, ‘서빙조’, ‘인사•안내•설거지조’로 역할을 분담한 뒤 장애우들을 위해 직접 팥빙수를 만들어주기도 하고 서빙해주고 설거지하는 등 맡은 바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먼저 팥빙수카페를 방문하자 가장 먼저 ‘인사•안내•설거지조’를 맡은 아이들이 “어서오세요”라고 큰 소리로 반긴다. 그리고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바로 장애우들에게 달려가 자리 안내를 돕는다.

그러면 채 몇 분이 되기도 전에 ‘서빙조’ 학생들이 팥빙수를 대령한다. 장애우들이 몰릴 것을 예상하여 ‘팥빙수 만들기조’ 학생들이 설성초 학부모회 임원•교사 등과 함께 고사리손으로 열심히 팥빙수를 만들고, ‘서빙조’ 학생들은 총알 같이 빠른 걸음으로 그것을 장애우들에게 전달하기 때문이다.

마친 승가원에서 얼음을 냉동고에 보관하고 있다가 때맞춰 배달해주기도 하여 얼음이 녹을 걱정 없이 팥빙수를 계속해서 만들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특히 여기에는 설성초 순회학급 학생들이 함께 해 더욱 보람찬 일이 됐다. 순회학급 학생들은 모두 40세 전후의 성인 장애인들로 취학연령기에 학업의 기회를 놓쳐 2010년도에 처음으로 초등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강신영 교장은 팥빙수카페의 흥을 돋우기 위해 직접 색소폰으로 신나는 트로트를 연주했으며, 설성초 학생들이 아름다운 바이올린 연주, 그리고 순회학급 학생들의 합창도 곁들여 즐거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약 3시간가량 진행한 팥빙수카페 덕에 학생들의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하지만 학생들 누구하나 짜증을 내지 않는다. 오히려 들썩들썩 떠들썩한 분위기에 만족하는 표정이었다.

설성초 강신영 교장은 “이번 팥빙수 카페를 시작으로 의견 수렴을 거쳐 좀 더 변화하여 계속적으로 장애인권친화적인 학교문화를 만들어나가야겠다”며 “지역사회 유관기관과의 협력으로 현장체험중심의 ‘찾아가는 팥빙수카페’를 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며 다양한 경로를 모색해보고자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