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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숫자일 뿐

이백상 기자l승인2013.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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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백상 이천저널 편집국장
우리지역 어르신들이 펴낸 ‘여든 셋 눈 세상’에 얽힌 사연이 아직도 눈에 아른 거린다. 정말이지 이천시가 만들어낸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하고 싶다.

우리 부모와 형제자매들이 세상에 대한 부푼 꿈과 희망이 넘쳐나는 꽃다운 나이에 오로지 가족을 위해 반납해야만 했던 어려운 시절을 생각하면 그렇다.

험난한 세파를 몸 하나로 버티며 뒤돌아 볼 틈도 없이 힘겹게 살아온 지난날의 아쉬움은 기성세대라면 누구나 경험했을 터다.

이와 같이 배움의 기회를 잃었던 우리지역 어르신들이 뒤늦게 한글을 깨우치고 시화집까지 펴냈다는 것은, 감히 말하건 데 대통령 표창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은 늦은 감 있어도 ‘작지만, 큰’ 용기로 지난날에 대한 아쉬움을 즐거움으로 바꿔버린 우리 어르신들을 이 시대의 주인공으로 불러 드리고 싶다.

‘생각보다 쉽지 않지만 그래도 너무 재미있고 즐겁게 글공부를 했다’는 어르신들의 소감은 그야말로 감동이다.

어쩌면 어르신들은 이천시 평생학습 프로그램인 문해학습을 통해 그토록 그리워하던 학창시절을 경험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글을 배우면서 아무래도 어린 친구들보다 이해력은 딸렸겠지만 글공부에 대한 향학열만큼은 피 끓는 젊은이들 못지않았으니 말이다.

황혼의 나이에 잘 보이지도 않는 깨알 같은 글씨를 써내려가며 열심히 공부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은 새 학기를 맞은 요즘 신입생들에게 더 없이 좋은 교육적 효과로 다가온다.

이는 스마트폰에 연연해하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따끔한 충고 이상으로 여겨진다. 젊은이들은 가슴으로 듣고 가슴속 깊이 새겨야할 대목이다.

불굴의 용기를 내어 교문을 넘어선 어르신들, 그리고 문해학습 프로그램을 통해 삶의 또 다른 즐거움을 제공한 이천시 평생학습센터에 큰 박수를 드린다.

‘여든 셋 눈 세상’을 통해 문해교육에 대한 관심은 한층 커졌다. 조병돈 시장도 출판 기념회당시 “시민들에게 문해교육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촉진되는 계기가 마련되고 더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계기로 평생학습도시 이천에 조용한 혁명을 일으켜보자. 이제부터는 어르신들이 당당히 앞장설 태세다.

그런 차원에서 문해교육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어르신들이 많고, 안다 해도 멈칫거리는 일이 적지 않다는 점은 안타깝다.

한 어르신은 “무겁게 여겨지지만 한번 펜을 잡고 나면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며 “두렵거나 어렵게 생각하실 필요 없으니 주저하지 말고 문해교육에 참여하라”고 권유했다.

‘여든 셋 눈 세상’ 두 번째 이야기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이백상 기자  sm38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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