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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품 안의 자식인가?

이천저널l승인2012.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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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기흡 이천시민장학회 사무국장
결혼을 앞 둔 사람이 있었다. 집안 형편상 당장 결혼이 어렵다고 했다. 그런데 동갑내기 남자 친구는 하루라도 빨리 결혼을 하고 싶어 난리라고 한다.

남자 친구는 학사 장교로 군복무 중인 장교라고 했다. 그 사람이 어느 날 남자 친구의 어머니를 만나고 와서 친구에게 이런 말을 하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글쎄, 시어머니 될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왜?”
“글쎄, 나보고 자기 아들 좀 말려달라는 거야. 자기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 장가 보낼 때 남들이 받는 예물은 다 받고 싶다는 거지. 그러면서 나보고 아직 젊으니까 좀 더 돈을 벌면서 천천히 결혼해도 늦지 않겠냐는 거야. 결혼은 자기 아들이 먼저 하자고 조른 것인데, 어떻게 제 어머니 앞에서 그런 말을 할 수 있어? 그 순간에 돈 없는 집안에 태어난 것이 얼마나 비참해 지던지.....”
“남자 친구는 뭐라고 하는데?”
“걱정하지 말래. 자기하고 결혼하는 것이지, 자기 어머니하고 결혼하는 것이 아니니까 자기한테 모든 것을 맡겨 두래.”
“어떻게 하겠다는 건데?”
“지금까지 자기는 엄마가 하라는 대로 다 했지만, 앞으로는 자기 인생을 살 거래. 언제까지 엄마 간섭을 받으며 살 수 없다는 거야. 자기가 결혼을 빨리 하고 싶어 하는 것도 다 엄마 간섭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어서 그러는 거래.”
“그 사람 외아들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부모님 안 모시겠다는 거야?”
“그래, 지금까지는 부모님 말씀대로 살아왔지만, 결혼을 하면 자기 인생을 살 거래. 그래서 자기는 결코 부모님을 모실 일이 없으니까 안심하고 자기만 믿으라는 거야.”
“그 말 믿을 수 있을까?”
“그러니 내가 어쩌면 좋겠니? 괜히 내 신세만 처량해지는 거잖아.”
“그 사람한테 결혼한 후에 어떠한 경우라도 부모님을 모시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으면 어떨까?”
“...........?”

정말이지 누구를 탓할 노릇이 아니다. 나중에 이 사람도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으면, 자기 자식이 전부인 줄 아는 어머니가 될 것이고, 또 그 자식이 자라면 시어머니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더 이상 품 안의 자식이라는 말을 그냥 흘려 버릴 수 없다. 어떻게든지 자식을 감싸고, 자식을 잘 키우려는 것이 혹시 나중에 자식에게 의지하려는 것 때문은 아닌가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에 노후에 자식에게 의지하기 위해서 그렇게 자식에게 집착하고 있는 거라면 지금이라도 얼른 생각을 바꿔야 한다.

어려서부터 부모에게 간섭을 많이 받은 자식일수록 나중에 부모에게 더욱 멀리 떨어지려고 하기 마련이다.

자식이 어리다고 경제권을 쥔 부모가 자식을 마음대로 한다면, 나중에 커서 경제권을 쥐게 된 자식도 늙은 부모를 자기 마음대로 하게 된다는 것이다. 나중에 자식에게 모든 경제권을 물려준 부모들이 노후에 자식에게 버림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식에게 많은 것을 기대며 애지중지했던 부모일수록 더욱 마찰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부모의 기대가 큰 만큼 자식의 배신도 더욱 커진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아무리 애지중지 키운 자식이라도 결코 나 자신이 될 수 없음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 자식에게는 자식의 인생이 있다. 따라서 우리는 내가 아무리 애지중지 키운 아들이라도 결국 나중에는 시부모 모시기 싫어하는 여자를 아내로 얻어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내가 아무리 금지옥엽 키운 딸이라도 결국 나중에는 남편 따라 자신들만의 가정을 꾸려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자식을 홀로 세운다는 것은 사실 우리 부모가 먼저 홀로 설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아무리 잘 키운 자식이라도 내가 집착하면 집착할수록 자식에게는 부담이 되고 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괜히 노후에 자식에게 무거운 부담과 짐으로 남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자식은 자식이고, 나는 나라는 계산을 먼저 확실하게 해야 한다. 오히려 그것이 자식을 잘 되게 하는 길이고, 오히려 그것이 나중에 자식으로 하여금 부모를 더욱 존경하게 하는 길이라는 것을 먼저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

품 안의 자식이라고 해서 내 마음대로 할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자식을 홀로 세우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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