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우리가 만만하냐. 더 이상은 안 된다”

백사면 주민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장례식장에 공원묘지, 시립 추모의집도 모자라 수목장까지 들어서려 하고 있어서다.

특히 이천시립화장장 건립이 무산되면서 주민들의 우려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 13일 이천시와 백사면 주민들에 따르면 신둔면 A교회 측이 지난 11월23일 백사면 조읍리 산 518-7번지 일원에 수목장을 건립하기 위해 서류를 접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만일 수목장이 허가될 경우 5,020㎡ 규모의 수목장과 사무실 등 부대시설 1,323㎡, 안치 예정기 590기 등 대규모로 건립될 예정이어서 주민들의 반대가 빗발치고 있다.

특히 종교단체에서 접수한 것인 만큼 거리제한이 없으며 신고제가 아닌 허가제여서 자칫하면 수목장 건립이 기정사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져가고 있다.

이에 소식을 들은 주민들은 서류접수 이틀 후인 25일 백사면 일대와 이천시 곳곳에 ‘수목장이 웬말이야! 죽음으로 사수하라!’, ‘조시장님! 백사면민은 버린 자식입니까?’라는 등의 현수막을 게재하며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나섰다.

또한 28일 조읍1리 주민 120여명의 반대의사를 밝히는 건의서를 시에 공식 제출했으며, 현재 백사면민 전체를 대상으로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백사면 조읍리 일대에는 장례식장과 공원묘지, 시립 추모의집까지 벌써 세 가지 장례시설이 들어서 있다.

때문에 수목장까지 건립될 경우, 최근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쳐 건립이 무산된 시립화장사시설이 백사면에 들어서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일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수목장 건립을 위해 접수된 부지는 백사면의 발전을 도모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던 가구공장 단지와 불과 30m 옆이어서 불만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행여 가구공장 공장주들이 입주를 반려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마음에서다.

백사면 S이장은 “왜 자꾸 백사면이 고통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백사는 버린 동네인가 보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또 다른 S이장도 “울화통이 터져서 잠이 오지 않는다”며 “시립화장장도 무산된 마당에 수목장이 건립되면 그것도 같이 들어오는 거 아니냐”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사실 법적으로는 문제될 부분이 없다. 때문에 현재는 진입도로 문제, 교통소통 문제 등을 비롯하여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되도록 주민의사를 많이 반영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공공복리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반려 혹은 불허 처분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수목장 처리기한은 12월29일로 열흘 정도를 남겨두고 있으며, 연말인 만큼 연장의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