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수퍼마켓 입점이냐 아니냐 소상공인 ‘촉각’

“SSM(기업형수퍼마켓)이 입점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소문이 사실이면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무조건 막아야 한다.”

이천시 창전동 설봉초교 앞에 건축 중인 한 상거건물의 사용용도를 놓고 말들이 많다.

이 건물에 SSM(기업형수퍼마켓)이 입점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어 골목상권은 물론 주변상권을 초토화시킬 것이란 우려에서다.

연면적 1961m2 규모로 오는 12월 준공 예정인 이 건물의 허가 받은 용도는 소매점이고 지상 1층짜리와 지상 3층짜리 2개동으로 나눠져 있다.

어찌 보면 주택가 안쪽에 위치한 이 건물에 마트를 제외한 다른 용도의 건축물 임대는 다소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2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 초·중학교가 자리해 있어 학원건물이라면 임대가 수월할 수 있지만 이 건물은 공교롭게도 SSM(기업형수퍼마켓) 입점이 가능한 소매점으로 허가를 냈다. 더군다나 이곳은 갈산동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인접해 있고 주변이 온통 주택가 밀집지역인 것을 고려하면 SSM(기업형수퍼마켓) 위치로는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골목상권을 초토화시킬 우려를 낳고 있는 SSM(기업형수퍼마켓) 입점을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소문이 사실화 된다면 이천시는 법의 테두리를 떠나 기업형수퍼마켓이 스쿨존과 맞닿은 있는 만큼 교통 혼잡이나 학생들의 안전한 등하교 길에 문제가 없는지 제대로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민 김모(54)씨는 “대개 신축 건물의 경우 점포임대를 알리는 현수막을 부착하기 마련인데 이 건물에는 현수막 한 장 붙어 있는 게 없지 않으냐”면서 “착공 전부터 철저히 계획된 기업형수퍼마켓 전용 건물이 틀림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이 건물을 놓고 다른 기업형수퍼마켓과 타진을 했던 것으로 전해 들었다”며 “그런 만큼 이천시는 기업형수퍼마켓의 입점을 기정사실화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병덕 이천시 소상공인회장은 “이곳과 같이 골목에 대형마트 체인점을 들어서게 한다면 또 다른 곳에서 우후죽순 들어서는 것은 시간문제 아니겠냐”며 “골목상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입점을 무조건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이 건물 공사관계자는 “임대받은 업체 직원들 얘기로 최초에는 슈퍼를 계획했으나 조사결과 타산이 맞지 않아 여러 개의 점포를 운영하는 것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해 기업형수퍼마켓 입점계획이 존재했음을 짐작케 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임대업주가 유통업계에 종사하는 외지인은 맞지만 기업형수퍼마켓은 들어보지 못했다”며 “아직 정해지거나 결정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바로 영세 상인들의 간담을 서늘케 하고 있는 이유다.

※기업형수퍼마켓이란? 대형 유통업체들이 운영하는 슈퍼마켓으로, 일반 슈퍼마켓보다는 크고 대형마트보다는 작은 규모이다. 대형슈퍼마켓 또는 SSM(Super Supermarket; 슈퍼슈퍼마켓)이라고도 부른다.
대표적인 기업형슈퍼마켓으로 GS리테일의 ‘GS슈퍼마켓’, 롯데쇼핑의 ‘롯데슈퍼’, 삼성테스코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신세계 이마트의 ‘이마트 에브리데이’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