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9회 성남시장기 중학교 야구대회에서 결승 진출권을 따낸 모가중 야구부의 창단 당시 모습.

19일 성남 탄천구장서 강호 부천중과 한판 승부

모가 중학교에 ‘기적’이 일어났다.

창단한지 7개월 된 이천 모가중 야구부가 ‘제9회 성남시장기 중학교 야구대회 겸 2012년 SK와이번스 도 예선대회’ 결승에 오르는 기염을 토해냈다. 중등 야구업계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모가중의 괴력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국어디에도 창단 첫해 결승에 오르는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첫 승을 거두는 것조차 행운이라 여겨질 정도로 힘들다는 게 새내기 야구부의 성적표다. 어떤 학교는 대회에서 1승을 거두는 데 3년이 걸렸다고 한다.

그러자 모가면은 난리가 났다. 모가중(교장 안광신) 전교생과 교직원은 물론 지역주민들은 교문을 걸어 잠그고 19일 열리는 대회 결승전을 보기 위해 성남 탄천야구장으로 향하기로 했다.

내친김에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야구선수들에게 응원전과 함께 ‘이천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서란다.

모가중은 경기도 내 13개 팀이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기적을 써 내려갔다. 이름조차 없던 시골학교 야구부가 내로라하는 강호들을 잇달아 물리치는 승승장구를 거듭해서다.

야구업계가 더 놀라워하고 있는 것은 준결승전에서 만난 ‘우승후보’ 성남분당 매송중에 대역전패를 안기며 결승전에 합류함 때문이다.

모가중은 3대0으로 뒤지고 있던 3회 말 6점을 뽑으며 승기를 굳혀가다 5회말 1점을 더 보태 매송중의 콧대를 완전히 꺾어 버렸다.

이천사회의 무관심과 열악한 상황을 극복한 값진 결승행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결승에서는 결코 쉽지 않은 상대 부천중이 기다리고 있다.

인구로 보나 규모와 예산지원, 야구역사를 보더라도 모가중의 우승을 점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지금 이 추세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모가중의 당찬 포부다.

고한이 야구부 담당교사는 “오히려 (이천이 아닌) 밖에서 더 난리가 나 있을 정도”라며 “결승에 올라간 만큼 이천의 명예를 걸고 반드시 우승을 차지해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체덕지(體德知)를 겸비한 인재육성을 위해 지난 3월 창단한 모가중 야구부는 김완수 감독과 전철규 코치가 이끌고 있으며 31명의 선수가 제2의 박찬호·추신수를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