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그마치 136년만의 일이다. 이천의 영웅 어재연 장군이 신미양요 당시 빼앗겼던 어재연장군기가 우리 땅으로 돌아온 것이다. 비록 장기대여의 형식으로 돌아왔다지만, 어재연 장군의 후예인 이천시민으로서는 반갑지 않을 수 없다. 그리하여 반가움을 온 몸으로 전하고자 이천문화원이 한달음에 달려갔다. 강화역사박물관에서의 재회, 이천문화원 주말문화탐방을 취재했다.

 

▲ ’제62차 주말문화 탐방’에 참여한 회원들이 고인돌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이천문화원 회원들이 잔뜩 신났다. 조선의 영웅이자 이천의 영웅인 어재연 장군의 넋을 기릴 수 있어서다.

이천문화원(원장 조명호)이 지난 22일 인천광역시 강화도로 ‘제62차 주말문화탐방’을 다녀왔다. 특히 이번 주말문화탐방은 이천의 조상인 어재연 장군을 만나기로 되어 있어 더욱 뜻 깊은 여행이었다.

엄숙한 마음으로 떠난 제62차 주말문화탐방. 가장 먼저 강화도 연미정에 도착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6.25전쟁 때 파손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여러 차례 복원을 통해 한국적인 미를 그대로 간직하게 된 이곳은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서해의 최북단으로 북한의 황해도 개풍군 일대를 바라보며 통일에 대한 염원을 갈망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후에는 성공회 성당, 용흥궁 등을 방문하여 한국의 미를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성공회 성당에서는 한국식 목조건축물에 교회의 상징을 첨가함으로써 ‘퓨전 건물’이 완성된 모습을 볼 수 있어 더욱 새로운 경험이 됐다. 용흥궁 역시 철종이 왕위에 오르기 전에 지냈던 곳으로, 특유의 귀품을 느낄 수 있었다.

뒤이어 문화원 회원들의 눈길을 끈 것은 고인돌. 강화역사박물관 옆에 위치한 고인돌공원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될 정도로 옛 선인들의 풍토를 잘 보여주는 예다.

잠시 동안 고인돌의 위엄을 바라본 뒤 향한 강화역사박물관. 문화원 회원들의 표정이 기대감으로 가득 찼다. 136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어재연 장군의 용맹함을 다시 볼 수 있을 거란 기대 때문이었다.

 

그들이 박물관에서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은 어재연 장군기를 1/2로 축소한 작품. 가로, 세로 각 4.5m 가량의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는 어재연 장군기를 박물관 내에 펼쳐놓고 있기에는 역부족이었기 때문이다.

짧은 묵념을 끝내고 드디어 어재연 장군기 원본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옛날의 위엄을 그대로 갖추고 있는 어재연 장군기는 문화원 회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마치 어재연 장군의 용맹함을 그대로 보는 것만 같아 절로 숙연해지는 분위기였다.

어재연 장군기와의 만남을 뒤로한 채 이천문화원이 찾아간 곳은 전등사. 대웅전, 약사전 등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이곳은 한가로운 절의 모습을 그대로 갖추고 있어 문화원 회원들에게 안정감을 더해주고 있었다.

안정을 되찾은 이천문화원은 다시 한 번 어재연 장군을 만나러 떠났다. 어재연 장군과 그의 동생인 어재순을 기리기 위해 쌍충비를 찾은 것이다. 목숨 걸고 나라를 지켜줬던 용맹함을 향해, 이천시를 빛내주신 무사도를 향해 문화원 회원들이 감사함을 담아 또 한 번 고개를 숙였다.

누구보다 용맹했던 조선의 영웅 어재연 장군. 그 용맹함을 무엇보다 잘 드러내고 있던 어재연 장군기가 강화도에 상륙했다. 그의 용맹함을 향해, 그의 자랑스러움을 향해 다함께 어재연을 만나러 떠나보자.

한송이 기자  uh070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