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천초등학교가 인조잔디구장 조성을 추진함에 따라 학부모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학부모들은 타 학교에서 화상이나 아토피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는 사례들을 들어 지난달 30일 하굣길 학생들한테 유인물을 배포했으며, 1일에는 문화의 거리에서 서명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학교 측, ‘사업 일시 중단’ 후 충분한 논의거쳐 결정할 듯

“유해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인조 잔디 공사를 학부의 찬반투표나 공청회도 없이 추진하고 있습니다. 엄마인 우리는 반대합니다.”

이천초등학교가 인조잔디구장 조성 문제를 둘러싸고 학부모 측과 큰 갈등을 빚고 있다.

‘인조 잔디는 아이들에게 화상과 아토피 발생 등 건강을 위협하는 유해성시설’이라며 학부모들이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5일 이천초교와 일부 학부모들에 따르면 이천초교는 올해 초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부터 사업인가를 받아 최근 설계업체를 선정하는 등 인조잔디운동장 조성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학교 측은 동문 및 학부모들이 이천초교 개교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인조잔디운동장 조성에 대한 필요성을 건의해와 지난 2009년부터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공문을 통해 밝혔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인조잔디의 유해성 등을 우려하며 인조잔디구장 조성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인조잔디가 설치된 학교의 아이들에게 화상은 물론 두통과 아토피 등의 증세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인데, 이렇게 위험한 시설을 추진하면서 학부모들의 여론도 제대로 듣지 않았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학교 측에선 지난달 학부모 대표회의와 전체 학부모 대상으로 2회에 걸쳐 설명회를 열었지만 반대 학부모들은 “설명회 하루 전날 문자발송으로 설명회 일정을 알려왔다”며 “학교 측의 무성의한 태도에 화가 난다”고 밝혔다.

또 “이런 유해성 문제로 다른 학교에선 인조잔디를 철거하거나 추진 중에 있는 학교에선 중단하는 사례도 많다”면서 “학생들이 화상이나 아토피 등의 피해를 입었을 경우 누가 책임질 것이냐”며 학교 측을 향해 따져 묻기도 했다.

이와 함께 학부모들은 인조잔디의 유해성을 알리기 위해 지난달 30일 하굣길 학생들에게 이에 대한 내용이 담긴 유인물을 배포하며 학부모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1일에는 중앙로 문화의 거리에서 ‘이천초등학교 인조잔디구장 조성 반대’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학부모들의 뜻이 관철될 때까지 대대적인 반대운동을 펼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처럼 학부모들의 반대 움직임에 거세지자 학교 측은 4일 학부모와 인조잔디 추진위원회, 학교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회의를 열어 인조잔디구장 조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학부모들은 반대 입장 표명과 함께 ‘찬반투표’를 요구했고, 학교 측은 ‘현재 진행 중인 사항에 대해 일시 중단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학부모 A씨는 “창전동에서 땅을 밟을 곳은 이천초교 밖에 없다”며 “인조잔디구장이 아닌 아이들의 안전이 보장된 마사토, 학교 숲 조성으로 계획을 바꿔달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에서는 “학부모가 원하는 대로 친환경적으로 설계 변경할 계획”이라며 “공사가 완료된 후에는 전통놀이기구 체험장과 달리기 트랙 등이 설치되어 학생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송이 기자  uh070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