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백상 이천저널 부사장

요즘은 누가 뭐래도 ‘소통’이 대세다.
대선 주자들도 소통을 화두로 내걸었듯 정치의 성공여부도 이제 소통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소통 능력을 잘 갖춘 사람이 앞으로 이 지역을 이끌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소통이 대세인 요즘 민의의 대변자로 일컫는 이천시의원들의 지속적인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소식이다.

여러 패로 갈라진 것도 모자라 서로 헐뜯는 작태가 도를 넘어선 의회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 난무해서다.

의원들 간 ‘소통의 장’이었던 매주 주례회의도 참석률이 저조해 요식행위로 전락할 위기다.
특정 사안을 놓고 일방적 결정이나 의원 간 연락망에 혼선을 빚는 등 사소한 일에도 불협화음이 허다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렇다보니 의원 화합과 단결을 위해 ‘조율사’ 역할을 자처한 의장의 리더십에 빨간불이 켜졌다. 조직의 수장은 대의를 위해 쓴 소리도 과감히 할 줄 알아야 한다.

후반기 원구성 이후 더욱 심각해진 의회 돌아가는 꼴을 보면 의장 취임 당시 강조한 ‘의회 운영의 조율사, 민의의 무한 책임자’라는 말이 무색할 따름이다.

그래서 지도자들은 항상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몇 안 되는 의원들도 사분오열의 소통불통인데 21만 이천시민과의 원활한 소통은 오죽하겠냐 싶다.

집행부와의 소통도 녹록치 않다. 일부 의원은 이렇게 표현한다. “시 간부공무원이나 지역사회 단체장들조차 의원들 대우는커녕 무시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의원들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사실 이런 분위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닌 것 같다. 이는 어쨌거나 ‘냉랭한 의회’, ‘불통의회’가 부른 씁쓸한 자화상이다.

똘똘뭉쳐 민의를 대변하고 있다면 경시 보는 일은 없었을 터이다. 그렇다. 의회는 지금 언제 빠질지 모를 물위를 걷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각자 맡은바 일에 최선을 다했다고 자만하고 있으면 큰 오산이다. 시의원의 역할에 분명 한계가 있다지만 발품 파는 만큼 성과가 금방 나타나는 게 시의원의 자리다.

이제 임기 중반을 넘어 종반으로 치닫고 있다. 훗날 ‘4년 임기 동안 내가 무얼 했지’ 후회 없도록 지금부터라도 더 공부하고 주민을 위해 더 뛰어야 한다.

내 편 네 편 따질 시간이 없다. 불협화음을 종식시킬 특단의 조치부터 내려놓고 시작하자. 그것이 시민을 위한 민의 기관의 도리인 걸 왜 모르는가.

그리고 선거 당시 주민들에게 약속한 공약사항은 잘 지켜왔는지 차근차근 짚어보고 이와 관련해 주민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져 보자.

주민들은 의원과의 대화 자체를 무척 환영하고 있다. 행사장에 얼굴 비추고 막걸리 서너 잔 기우는 건 그때뿐이다. 시의회는 더 늦기 전에 자신들이 ‘불통’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 화합보다 더 시급한 건 의원들 간의 화해라 하겠다. 사소한 감정, 사소한 자존심에 사로잡혀 헤어나지 못하면 남은 임기는 불행하다.

불행한 시의회는 불행한 이천시, 나아가 불행한 시민을 만든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먼저 손 내미는 사람이 승자다.

이천저널  icjn@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