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3일 고려웨딩부페 기념식 겸 사랑의 집짓기 바자회

시민단체로 지역에 뿌리 내린 이천여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공동대표 임성열, 이하 경실련)이 10주년을 맞이해 자책의 시간을 가졌다.

전국을 대표하는 NGO단체 중 경실련의 위상은 크다. 하지만 이천의 경우 시민단체로 역할론보다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봉사단체로 치우친 부분이 많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웠다.

지역사회 경제발전과 예민한 지역현안의 방향을 제시하는 등 지방자치단체의 감시자로서 역할이 부족했기 때문일 것이다.

‘시민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자’라는 기치로 설립된 이천여주경실련이 이 같은 시민의 소리에 부합하고자 지난 13일 세람은행 5층 강당에서 10주년 기념 시민사회단체 초청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좌담회는 주상운 사무국장의 사회로 신종옥 경실련 집행위원장, 최동규 경실련 상임고문, 임영길 시의원, 이상범 설봉포럼 회장, 신성현 이천시 시민생활지원과장이 패널로 참석해 ‘시민단체의 정체성과 미래’라는 주제로 토론을 펼쳤다.

5명의 패널들은 △이천지역사회의 특징, △지역 내 시민단체의 현주소, △경실련은 시민단체 중 어떤 위치에 있는가, △향후 지역사회의 변화의 방향, △시민단체 역할 변화, △경실련에 바라는 것 등에 대해 견해와 대안을 피력했다.

전반적인 내용은 각종 규제 속에 이천이 지역 발전을 위해 필요한 현안에 시민단체로서 역할론이 필요하다는 지적과 토론문화, 시행정부의 견제, 시민단체장의 적극성 부족, 회원 확보 등의 어려운 현실을 극복해야 한다는 등의 이론적인 문제 지적들에 그쳤다.

그리고 좌담회 중간에는 경실련이 그간 이뤄온 우수 및 깨진 도자기상, 시민의 소리함, 선거정책토론회, 사랑의 집짓기, 노숙자 숙식제공, 금연조례재정, 의정활동평가, 다문화가정 및 외국인근로자 의료지원, 작은사랑나눔운동 등 성과를 알리기도 했다.

시민단체로 옳은 방향을 찾고자 하는 이날 좌담회가 이론과 홍보성으로 끝나는 듯 했지만 마지막 회원 참여 발언에서 송곳과도 같은 핵심 의제가 나와 참석자들을 긴장시켰다.

회원 권 모씨(신둔면)는 “40여년간 장사를 해오며 현재는 그릇가게를 23년째 해오고 있다. 장사가 너무 안된다. 학교 기업체 등 집단급식소를 들어가면 대기업이 운영하면서 ‘지역에서 구매할 물품은 단 한가지도 없다’고 말한다”며 침체된 지역경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그는 또 “대형마트로 인해 지역 상권은 다 죽었다. 모가, 설성, 율면을 가봐라. 가게가 비어 있다. 희망이 없다. 40, 50대 가장들이 목매달고 싶은 심정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자살률이 높다”며 “무엇이 옳은지 또는 잘못됐는지 바로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진리동 대형유통마트 입점에 소기업소상공인, 재래시장 상인들이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소상공인과 상인들이 경실련에 반대에 동참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경실련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것이 경제정의를 실천하는 경실련의 현주소라는 문제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