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의 극치 달리고 있다” 비난여론 들끓어

“한마디로 유치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천시의원에 대한 ‘자질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초등학생만도 못한 상식 이하의 행태를 보여준 것이 뒤늦게 드러나서다.

5대 후반기 시작부터 기초의원들의 자질을 둘러싼 시민들의 비판이 거세질 전망이다. 시의회는 지난 3일 145회 임시회를 통해 신임의장을 선출했다.

민주통합당 2명을 제외한 새누리당 7명이 참여한 당시 의장투표에서 이광희 의원 6표, 초선의 모 의원 1표가 나왔다.

이 의원에게 몰표가 나올 줄 알았던 의원들은 예상치 못한 투표결과에 삭막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약속과 달리 과연 누가 모 의원에게 표를 줬냐는 것이다.

이때부터 의원들은 서로 으르렁 대며 또 한 번의 진통을 예고했다. 이런 가운데 의원들 사이에서 지문감식을 통해 이른바 ‘변절자를 색출하자’는 의견이 대두됐다.

의장선거는 무기명 투표인지라 ‘지문감식’을 해야만 문제의 한 표 주인을 알아낼 수 있다는데 착안한 어처구니없는 발상이었다.

의원들은 ‘좋다, 그렇게 하자’고 지문감식에 일정부분 합의했다고 한다. 서로 ‘나는 아니다’며 의심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었던 모양이다.

전국적인 망신은 물론 해외토픽에서나 나올 법한 상황인데도 의원들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몰아붙이는 용맹함을 보여준 꼴이다.

초등학생만도 못한 수준 이하의 자질론이 거론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다행히 지문감식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다만 밝혀내봤자 아무 쓰잘데기 없는 한 표의 주인공이 누구일 것이라는 ‘짐작’과 ‘설’만 무성한 채 더 이상의 진전이 없었던 것.

그렇다면 만약 의원들이 지문감식을 끝까지 고집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끔찍하다는 게 대체적인 여론이다.

공무원이 흰 장갑을 끼고 의장투표용지를 조심스레 담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하는 사상초유의 ‘사건’이 벌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사방팔방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시민 김모(54)씨는 “시의원들이 유치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 창피하고,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그런 사람들에게 배지를 달아준 시민들이 가엾게 느껴진다”고 비난했다.

이모(47)씨도 “의원 서로간의 불신이 그렇게 깊어져 있다는 건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라며 “그동안 입이 닳도록 강조한 ‘의원화합’은 공염불이었냐”고 꼬집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번 의장선거 과정을 보면 지방의원 공천제가 불러온 불행의 참사라는 표현이 잘 어울릴 것 같다”며 “양심이 있다면 시민들에게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사과를 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