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상급 학년이 ‘상습적으로 금품갈취’
40여명의 피해학생 피해금액도 ‘45만원~100만원’

학교폭력의 양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천시의 한 고등학교에서 상습적인 금품갈취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학교 측에서는 가해학생들을 향해 등교정지와 전학조치를 취하는 등 즉각적인 처벌을 시행했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여론이다.

지난 5월 A고등학교 3학년 가해학생들이 1학년과 2학년 피해학생들을 불러내 선후배간 단합대회를 명목으로 금품을 갈취한 사건이 발생했다.

선후배간 단합대회는 1~3학년 일부 학생들이 술을 마시는 등 친목을 쌓는 것으로, 3학년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강제성을 띠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단합대회는 지난해부터 한 달에 1~2차례씩 있었으며, 올해의 경우 5월까지 5차례가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가해학생들은 피해학생들에게 단합대회에서의 음식을 사는 데에 필요한 돈을 요구했으며, 약 40여명의 피해학생들은 1인당 적게는 45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을 상납했던 것으로 밝혀져 주변을 더욱 경악케 했다.

또한 지난해 5월경에는 당시 2학년이었던 학생들(현재 3학년 가해학생들)이 당시 1학년이었던 학생들(현재 2학년 피해학생들)을 구타하는 등 도를 넘어선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학교 측에서는 사건 발생 이틀 후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구성, 가해학생들에 대한 징계를 내렸다.

먼저 지난해부터 금품갈취에 가담하여 후배를 폭행했던 것으로 드러난 2명의 가해학생에게는 전학 조치를 취했으며, 폭행은 하지 않았지만 상습적으로 후배들의 금품을 갈취해왔던 가해학생 5명에게는 일주일 등교정지 및 사회봉사가 내려졌다.

이후 5명의 가해학생들이 일주일간의 근신이 끝나면 교내 Wee클래스 상담프로그램을 통해 교화가 이루어지며, 피해학생들도 상처 치유 및 재발 방지를 위한 상담프로그램이 진행되도록 했다.

하지만 피해학생 측은 사건이 발생한 뒤 사건을 무마하고 덮는 데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해학생 측은 학교 측에서 내린 조치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도 없었고 돈을 갚는 어떠한 절차도 없었다.

단 일주일만 등교정지하는 것도 납득할 수 없다”며 “피해학생들은 가해학생들이 학교로 돌아온 뒤 어떤 보복이 있지 않을까 매일 같이 두려움에 떨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왜 항상 사건이 발생한 후에서야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 수습하기에 급급한지 모르겠다”며 “애초부터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프로그램을 펼치거나 우범지대 순찰을 늘려 청소년 범죄를 근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