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대형마트가 진리동에 입점할 것이라는 소식에 지역 상인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입점 예정부지 건너편에 이천축협이 ‘하나로마트’ 건립을 전면 재검토하는 등 지역상권의 피해는 벌써부터 가시화되는 조짐이다.

외국계 대형마트는 지역 소상공인과 재래시장 상인뿐만 아니라 농협 하나로마트에도 위협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대비책으로 관내 농협 하나로마트의 대형화 추진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대형마트가 입점하면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농협 하나로마트는 가격 경쟁에서 밀려 살아남기가 어렵다는 지적에서다.

이는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는 농특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지산지소(地産地消)의 유통구조 파괴는 물론 농민들에게까지 피해가 고스란히 옮겨지며, 이는 곧 농협의 존립 기반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입점 부지 앞 ‘축협 하나로마트’ 추진 ‘낭패’

14일 이천축협에 따르면 2008년 6월 입점부지 건너편(옛 우시장 부지)에 하나로마트 건립을 추진하려 했다가 시로부터 개발행위 불가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축협 관계자는 “축협 소유 진리동 371-2번지 일원(9800㎡)에 본점 신축 이전과 하나로마트 건립을 계획했으나 2008년 이천시가 중리택지개발 사업에 따른 도시관리계획에 따라 개발행위를 불가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본사 신축과 하나로마트 건립은 이천농협 하나로마트 보다 큰 규모로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었으나, 현재 대형마트 입점의 행정절차가 진행된다면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상황”이라며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연면적 2만5천㎡ 상당)라면 인근에 하나로마트는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다”고 하소연했다.

지역상권 살릴 ‘대형 하나로마트’ 필요성 제기

일례로 인근 안성시의 경우 안성인삼농협이 공도읍에 대형 하나로마트를 건립했으나, 이후 인접해 대형 롯데마트가 입점하면서부터 주말에도 주차장이 텅 비어있다.

투자금도 찾지 못할 위기에 처하자 농협은 인근 미양면에 지난해 6월 총 사업비 1510억원을 들여 9만9189㎡(3만평) 부지에 건축 연면적 5만 8236㎡(1만8천평), 지하 1층, 지상 3층 국내 최대 규모의 안성농식품물류센터를 오는 2013년 초까지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경북 구미농협 하나로마트의 경우는 상반된다. 일찍이 대형 하나로마트 건립으로 지역에 비난도 많았지만, 현재는 대형유통할인점들이 들어서기를 꺼려하는 지역으로 구미를 꼽는 것이다. 이는 하나로마트의 대형화가 경쟁력을 높였다는 지적이다.

관내 10개 지역 단위 농협이 공동 출자해서 대형 하나로마트로 유통구조를 단단히 해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또한 지역 소상공인과 연계해 품목을 다변화한다면 결코 지역 상권 초토화는 막을 수 있다는데 힘이 쏠리고 있다.

소상공인·전통시장, 도와 도의회 호소문 전달

한편 이천시소기업소상공인연합회와 이천시전통시장연합회는 지난달 24일 성명서 발표 이후 경기도와 도의회에 호소문을 전달하고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공조를 꾀하고 있다.

이병덕 회장은 “진리동에 추진 중인 대형마트 이천점이 행정소송과 행정심판을 진행하는 가운데 지역경제는 파탄지경에 이르렀다”며 “제발 대형마트와 SSM의 무차별 진입과 확장을 막아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경기도는 지난 11일 “행정소송과 행정심판이 진행되고 결정에 따라 처리될 것”이며 “별도로 중소기업중앙회를 거쳐 중소기업청장에 사업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고 회신했다.

또 앞서 경기도의회는 3일 “규정에 따라 경기도의회 경제투자위원회에 회부했으며, 위원회에서 처리결과가 통보되는 대로 알려드릴 예정”이라고 진정서 접수를 통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