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 유권자들의 다양한 반응

이천은 지금 피부에 와 닿는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이천은 비수도권보다도 못하다는 소리를 들어왔다. 수도권 규제 탓이다.

이런 악법 속에서도 지자체 나름대로 할 수 있는 건 다해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시민들은 이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차기 국회의원의 역할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뜻이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제자리걸음에 갈증을 느낀 시민들의 답답한 심정을 누군가는 속 시원하게 풀어줘야 한다. 그 해결사가 이틀 있으면 탄생된다.

이천의 일꾼을 자임하는 4명의 후보가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호소하고 있다.

■ ‘각양각색’ 유권자들의 반응
이천은 원주민이 25~27%(지역정가 추산) 가량 되며 영세 상인이 유독 많은 도농 복합도시다. 농촌은 이미 고령화 추세로 접어들었고, 지역 소상공인들은 경기에 민감한 탓에 저마다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전통적으로 보수층 지지도가 높은 지역이다. 4명의 후보는 나름 인지도가 높은 인물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민들로부터 후보들에 대한 평가를 듣긴 쉬웠다.

이천 5일장이 들어선 7일 오후 관고동 전통시장을 찾아 주민들에게 직접 민심을 들어봤다. 때마침 각 후보자들의 유세전이 펼쳐져 총선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고 있었다.

신둔면에서 왔다는 A(62)씨는 “다선 의원 부럽지 않은 경쟁력을 갖춘 후보가 선출돼야만 지역발전을 기대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3선 시장을 무난하게 역임한 유승우 후보가 적임자로 판단돼 그를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전동에 사는 B(38)씨는 “아버지한테 들었는데 이천에는 여태껏 다선의원이 없어 발전이 더뎠던 것이었다”며 “엄태준 아저씨처럼 젊고 깨끗한 후보가 이천을 이끌어 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소규모 점포를 운영하는 C(54)씨는 “이번에 당선되면 재선의원이 되는 이희규 후보야말로 지지부진한 이천을 발전시킬 적임자”라면서 “아무래도 초선의원보다는 해본사람이 훨씬 잘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안흥동에 거주하는 D(43)씨는 “지난번 후보자 합동 토론회를 보고 나서 김문환 후보를 열성적으로 지지하게 됐다”며 “이천의 미래를 책임져 줄 인물이다. 일꾼을 뽑는데 정당이 무슨 필요가 있겠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마음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많아 보였다. 지나친 네거티브 전으로 인해 투표를 아예 하지 않겠다는 주민도 적지 않았다. 막판 바람이 불면 이들의 민심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분위기다.

후보자들의 유세를 보기 위해 나왔다는 E(61)씨는 “딱히 눈에 들어오는 후보가 없어 고심 중”이라며 “앞으로 4년이 아닌 10년을 내다보고 소중한 한 표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F(58)씨는 “작은 땅덩어리에서 서로 다 잘 아는 사람들끼리 선거를 치르면서 왜 그렇게 흠집을 잡아 물어뜯는지 모르겠다”며 “아이들 보기 부끄럽지도 않느냐”고 네거티브전을 지적했다.

이날 유세 현장에서는 이규택 전 국회의원이 새누리당 유승우 후보를, 통합진보당 유시민 대표는 엄태준 후보를 지지해 달라며 각각 호소력 짙은 유세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이런 가운데 후보 단일화를 통한 막판 이변이 연출될지 모를 상황에서 후보자들 간 비판을 서슴지 않는 등 과열·혼탁선거가 수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8년 동안 덩치 작은 여주지역의 후보에게 자리를 내준 이천. 19대 총선에선 ‘다른 정치’를 펴겠다는 야권 후보가 여의도로 직행할지, 아니면 무소속 후보가 파란을 일으키는 이변이 나타날지, 아니면 전통 텃밭의 새누리당 후보가 이번에도 수성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