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압승 없는 근소한 표차로 승패 가려질 듯

운명을 건 혈투가 중반으로 치닫고 있다. 4명의 후보가 출마한 4.11총선 현장에서다. 그야말로 4인 4색의 다양한 직업군으로 포진된 이번 선거는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기 힘들다.

비교적 유리한 고지에 선 정당 후보 2명과 외로운 싸움의 무소속 후보 2명이 뛰고 있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이 20~40%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부동층을 누가 흡수하느냐에 따라 금배지의 주인공이 가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단 유권자수는 총 12만1700여명. 17대 총선 투표율은 이천 54.5%, 18대에선 이천의 경우 42.7% 투표율을 보였다.

이번 선거의 경우 약 50% 정도의 투표율을 보인다면 7만여 표가 4명의 후보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후보들 저마다 나름 지지층이 있는 터라 안정권이 몇 표일 것이라는 섣부른 판단은 이르다는 지적이다.

우선 지난 총선을 통해 유권자의 향배를 살펴보자. 이천·여주가 한 선거구였던 지난 18대 총선에선 한나라당 이범관 후보가 3만3574표를 얻어 박빙을 달리던 친박연대 이규택 후보를 2605표차로 따돌리고 금배지를 달았다.

당시 통합민주당 김문환 후보는 1만3866(13.68%)를 얻었고, 자유선진당 이희규 후보는 9166표, 무소속 유승우 후보는 8040표를 얻는데 그쳤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대결구도와 유권자들의 성향이 지난번 선거와 비교했을 때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우선 ‘전통텃밭’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새누리당의 경우 지난 지방선거의 공천 후유증으로 일부 지지층이 돌아서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단일화 후보가 탄생했다.

새누리당 유승우 후보는 일부 돌아선 지지층 확보를, 야권단일화 엄태준 후보는 민주통합당의 지지를 얼마만큼 이끌어 내느냐가 선거기간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무소속 한계는 없다’는 무소속 후보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처럼 선택해야 할 후보가 많지 않아 복잡하지 않은데다 시의원에서 도의원, 시장에 이르기까지 무리를 지어 표 몰이에 나서지 않는 것도 그 이유다.

무소속 후보 입장에선 당의 프리미엄은 없지만 인물론으로 얼마든지 유권자들의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김문환 후보의 ‘정당이 아니라 사람을 보는 겁니다’라는 지지호소가 시민들 사이에서 상당한 관심을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해본 사람이 해 낸다’는 재선의 힘을 강조하는 이희규 후보도 여러 지지층을 확보해 무소속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부동층의 향방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오리무중이어서 절대적인 압승이 없는 4.11총선이 될 것이라는 판세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4人4色의 핵심 슬로건 =
4명의 후보는 성도 다르고 직업도 다양하다. 출신 지역도 모가, 백사, 장호원, 이천으로 저마다 제각각이다. 그러나 지금 걷고 있는 길은 같다. 모두가 하나같이 금배지를 달고 이천을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들의 슬로건을 살펴봤다.

3선 시장을 역임한 기호 1번 새누리당 유승우 후보(63)는 검증된 행정가 출신답게 ‘여러분이 행복한 이천을 만들겠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그는 “중앙부처와 청와대 민정비서실, 민선 3선 시장의 경험과 지식으로 국가와 지역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변호사 출신의 기호 4번 엄태준 야권단일후보(48)는 ‘젊은 이천, 정치가 다르다’라는 슬로건으로 젊은피를 앞세워 바람몰이에 나서고 있다.

엄 후보는 “시민들의 지지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단일후보가 됐다”며 “21만 이천시민과 함께 이천발전의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고 강조했다.

SBS방송 기자출신의 기호 6번 무소속 김문환 후보(46)는 ‘정당초월과 기득권 타파, 주민주권의 新이천시대’를 열겠다는 각오로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그는 “2008년 총선 낙선 다음날부터 4년간 구석구석을 발로 뛴 열정의 후보자”라면서 “이제 10년 앞으로 내다보고 40대 젊은 일꾼 김문환을 주목해 달라”고 호소했다.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기호 7번 이희규 후보(57)는 ‘국회의원 경험 있는 이희규, 뛰고 또 뛰겠다’는 기치를 내걸고 재선의 힘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사람이 북적이는 이천, 돈이 되는 도시를 만들어 침체된 이천경제를 살리겠다”면서 “종합예술 정치인으로 8년간 준비해 온 이천의 발전과 계획을 이제 시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