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이 D-51일차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후보자는 물론 유권자 모두는 어느 것 하나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형국이다.

국회의 선거구 획정 정개특위가 파행을 거듭하고, 야권 단일화도 중앙당 결정에 후보들은 눈치를 보고, 가장 많은 새누리당 후보들은 공천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원칙과 정책도 없는 한마디로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하향식 총선인 셈이다.

누구에게 책임을 돌리겠는가, 우리가 선택한 것인데, 이제라도 ‘시민의 힘’을 보여줄 때다. 누가 바람직한 인물인지 지혜의 눈으로 바른 선택만이 국가와 지역 발전을 꾀할 것이다.

■선거구 분할… 국회 정개특위 ‘직무유기’
마지노선인 지난 16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선거구 획정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는 중앙선관위가 요구한 입법요구 시한일인 9일을 일주일이나 넘긴 것이다. 당연히 입후보자와 유권자들은 반발하고 나섰고, ‘직무유기’, ‘정개특위 해체’, ‘민간 선거구 획정’ 등 항의와 대책 요구가 빗발쳤다.

지난 16일 새누리당은 영·호남에서 1석씩 총 2석을 줄이고, 강원 원주, 경기 파주, 세종시 등 3석을 신설하자는 방안을 절충안으로 제시했으나 민주통합당은 이후 영남 2석과 호남 1석을 줄이는 3+3안을 다시 제안했다.

영·호남 지역구를 둘러싸고 여야 간 정쟁을 펼치면서 이날 본회의는 무산됐다. 결국 정쟁으로 인해 정치개혁에 역행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그러면 이천여주선거구 분할은 어떻게 볼 것인가. 이천과 여주 각각 독립선거구는 힘들다. 하지만 분구추진위는 일말의 희망을 걸고 있다.

분추위 관계자는 “각각의 독립선거구가 아닌 경계조정이 아직 남아있다. 위헌소지가 있는 ‘이천여주선거구’의 경우 이천을 독립시키고, 여주를 떼어내어 양평가평선거구에 붙이는 안이 정개특위에 남아있다”고 전했다.

한편 여야 간 당리당략으로 선거구획정안 처리가 물건너 가 국회 본회의는 결국 열리지 못해 이번주나 3월초 처리될 전망이다.

■야권 단일화… 진보 ‘선점’ VS 민주 ‘글쎄’
이천여주선거구의 또하나 변수인 ‘야권단일화’가 수면위로 오르고 있다. 먼저 15일 진보통합당 엄태준 예비후보가 ‘야권 단일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엄 후보는 “야권단일화를 통해 다른 후보가 단일후보가 된다면 저는 절대로 무소속후보로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며 야권후보들의 입장표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적극적인 통합진보당과 달리 민주통합당은 야권단일화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통합당과 민주당 단일 후보과정에서 한번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중앙당 차원에서 ‘야권단일화’가 진행되어, 지역 할당에서 ‘이천여주선거구’를 통합진보당에 내어 줄 수 없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새누리당 텃밭 속에 MB정권을 심판하기 위해서는 야권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하지만 지난 지방선거에서 엄 후보가 야권단일후보로 나선 만큼 이번 총선에서는 민주통합당 후보가 총선에 나서야 된다”고 말했다.

분명 두 번의 선거동안 후보를 배출하지 못한다면 지역 민주당의 사활이 달린 문제라는 지적이다. 중앙당 차원의 ‘지역할당이냐’, 아니면 지역 중심의 ‘여론이냐’ 아직도 야권단일화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새누리 텃밭… 15명 후보 중 9명 ‘공천 경쟁’
역시 이천여주선거구는 새누리당의 텃밭임이 입증됐다. 4.11총선 15명의 후보군 중 9명의 후보가 새누리당에 공천 신청을 했다.

현역 이범관(68) 의원을 비롯해 박연하(56) 전 단국대교수, 박영신(65) 전 이천신협 이사장, 유경희(47) 유한콘크리트산업 대표, 유승우(64) 전 1,2,3대 이천시장, 이규택(70) 전 한나라당 원내총무, 이희규(57) 전 제16대 국회의원, 장석일(50) 전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정책자문위원, 최병윤(53) 전 17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상임정책연구위원 등이다.

지난 총선과 달리 다수 후보들은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관계를 부각시키며 중앙의 인맥을 강조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특히 이규택 전 미래연합 대표의 행보가 눈에 띈다. 미래연합을 등지고 새누리당에 공천을 신청한 것. 이를 두고 해석은 극과 극이다. ▶관련기사 3면

하지만 지난 주말 이 전 대표의 ‘재입당’ 문제를 놓고 18일 경기도당은 불허 결정한 반면 19일 중앙당은 복당안을 받아들여 23일 비대위 심의 의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