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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없어야

이천저널l승인2011.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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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혁 前 경기도의회 부의장

증자가 “아버지 말씀을 잘 따르면 효자라 할 수가 있을까요?”라고 하는 물음에 공자는 “그게 무슨 말이냐? 옛날에 천자는 바른 말로 간쟁(諫諍)하는 신하가 7명만 있으면 아무리 무도해도 천하를 잃지 않고, 제후는 5명만 있어도 그 나라를 잃지 않고, 대부는 그런 신하가 3명만 있어도 제 집만은 잃지 않고, 선비는 바른 말로 일깨워주는 벗만 있어도 아름다운 이름을 지켜갈 수가 있고, 아비는 바른 말 해주는 자식이 있다면 몸이 불의한 일에 빠지지 않게 된다”고 말하면서 “그런 까닭에 불의한 일을 당하면 자식이 아비에게 바른 말을 간하지 않을 수 없고 신하가 임금에게 바른 말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법이다. 불의함을 보면 바른 말로 아뢰야지 아버지의 분부만 따르는 것을 어찌 효라 하겠느냐?”라고 대답했다. 효경 간쟁(諫諍)에 나오는 글이다.

이 말을 받아 이익은 ‘상호사설’에서 쟁신칠인(諍臣七人)이란 글을 썼다. “임금은 바른 말하는 신하가 없는 것을 근심하지 말고 바른 말을 받아들이지 못함을 근심해야 한다. 무도한 임금도 곁에 쟁신(諍臣)이 있으면 나라를 잃는 지경까지는 이르지 않는다. 쟁우(諍友)는 실족을 막아주고 쟁자(諍子)는 아비를 환난에서 지켜준다”고.

작금의 이천에서 가장 시급하고 참으로 중차대한 문제는 국회의원 선거구 분할일 것이다. 선거구 분할은 시민 대다수가 간절히 바라고 학수고대하는 숙원사항이다. 그런데 이런 시민의 숙원을 관철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사람은 윤동선 이원회 회장과 추진위원, 몇몇 사회 단체장 등 일부 인사들만 땀을 흘리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추진위원회에서 활동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경비도 충당이 잘 안 돼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매우 딱한 처지에 놓였다고 한다. 이천의 정체성을 되찾고 헌법재판소에서 결정돼 명시된 인구비례 원칙에 따라 이천, 여주 시민들의 기본권에 의한 정당한 권리행사인 선거구 분할을 촉구하는 시민운동에는 왜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우리는 하이닉스 이전 반대와 군부대 유치·반대 운동 등을 통해 유관기관 및 단체, 모든 시민이 일체가 되어 요원의 불길처럼 일어나 결사항쟁을 통해 소기의 성과를 이뤄냈던 경험이 있다. 그런데 작금의 상황은 선거구 분할운동을 주도해야 할 선출직들의 의지와 열정이 미약해 보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강조하자면, 이 운동은 시민들을 대변해야 할 시장, 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이 앞장서서 주도하고 선도해야 함이 마땅하기 때문이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수많은 사회단체와 시민들의 무관심이다. 필자는 추진위원들과 함께 정치개혁추진위원회 이경재 위원장과 민주당의 박기춘 간사, 용인 기흥의 박주선 의원, 민주당의 조정식 경기도당 위원장, 김진표 국회 민주당 원내대표 등을 만나 적극적인 협조를 간청하여 긍정적인 답변을 들은 바 있다.

우리들이 만난 어떤 의원들은 “여러분이 애쓰고 고생하는 것보다 지역구 국회의원이 이천, 여주의 분구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몇 십 배 효과가 있을 것이니 국회의원이 그렇게 하도록 하세요. 솔직히 이천, 여주 출신 국회의원이 나를 찾아와서 사정을 해야지 내가 그 국회의원에게 ‘이천시와 여주군이 분구가 되도록 노력하시오’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닙니까?”라는 고마운 말도 들었다.

특히 자존심이 상하는 것은 여주군민들의 이해할 수 없는 오불관언(吾不關焉)이다. 유언(流言)은 여주야 선거구가 분할되지 않더라도 여주사람이 국회의원이 될 터인데 분구를 위해 애쓸 필요가 있느냐 하는 점이다. 이는 사실 여부를 떠나 생각하기조차 불쾌한 분통이 터지는 비어이다. 이는 그동안 인재를 키우지 못해 이천시민이 받는 응보의 수모라는 자책에 부끄러움을 감출수가 없다.

14년간 독일의 고도성장을 이끌었던 ‘콘라도 아데나워’ 총리는 고별방송에서 “정치는 부지런함과 성실함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정치가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용기이다”라고 역설했다. 선거를 통해 선출된 지방 정치인들은 누구를 막론하고 지지자가 속속들이 등을 돌리는 안타까운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괴로움이 목전에 있다는 것을 가슴에 새겨 항상 유념해야 한다.

정치적, 사회적, 도덕적, 윤리적인 면에서 동력을 얻지 못하면 우리는 ‘삼류’ 시민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원들뿐 아니라 시민 모두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시민 서로가 위로하며 격의 없는 나눔이 이천의 위력을 과시할 수 있는 응집력이라는 평범한 이치를 깨달아 공유해야 한다. 봄이 가버린 여름에 씨앗을 갖고 논과 밭을 바라보는 뒤늦고 철 지난 행위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어리석음의 극치일 뿐이다.

이제 시간이 촉박하다. 시민의 대변자 역할을 하는 선출직들은 동면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고 시민들의 간절한 숙원을 해결해야겠다는 굳은 각오를 갖고 삼천리 방방곡곡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소리 높여 외쳐야 한다. “이천시와 여주군의 국회의원 선거구 분할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우리들이 해결하겠으니 시민 여러분! 걱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라고.

시민들은 선출직들의 언행을 모두 가슴에 담아 깊이 간직하고 있다가 훗날 누가 스스로 열정적이었고 누가 방관자였는지를 가리며, 뜨거운 관심을 갖고 그들을 성원하며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연예인이나 외지의 친지에게는 거금을 아까워하지 않으면서 그들과 함께한 주석을 자랑하는 인사나 같은 부류의 유지들은 이번 분구추진의 기회를 절호의 호기라고 생각하고 적극 동참해 줄 것을 간절한 심정으로 호소 드린다.

이제 하이닉스와 군부대 관계로 일심동체가 되어 절규했던 그때보다 더 큰 함성으로 외쳐야 한다. “국회는 당리당략에 의해 이천시민의 정당하고 합법, 합헌적인 요구를 작당해서 능멸하지 말고 양심과 사회 국가정의에 따라 이천시와 여주군의 선거구 분할을 확정하라”고.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이제라도 뭉치면 못할 것이 없다는 확신을 갖고 활기차고 뜨거운 가슴으로 내년을 슬기롭게 소화시키겠다는 굳은 다짐을 하면서 송구영신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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