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요지부동… 내년에도 계속 실시

행정안전부 지침으로 실시된 예산조기집행 정책이 결국 3년간 이천시 예산손실을 무려 70억원이나 가져왔음이 밝혀졌다.

이천시는 지난 달 15일 개최된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에서 재정조기집행정책을 개선해 줄 것을 행안부 건의사항으로 제출했다.

이를 살펴보면 첫째 무리한 추진과정에서 부작용과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둘째 지방세수 부족에 따른 단기차입금 증가, 조기집행 추진과 점검에 따른 과도한 행정력소모를 호소하였고, 셋째 재정상황이 열악한 지자체의 재정난을 더욱 가중시키는 부작용이 발생한것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조기집행에 따른 결과로 2008년도에 86억원이던 이자수입이 2011년에는 16억원으로 줄어 무려 70억원(545%)이나 급감했다.

조기집행은 현 정부에서 매년 상반기마다 3년간 실시되어 왔고 올해는 대상 사업 예산액의 57.5%를 집행목표로 추진된 바 있다.

이천시공무원노조 관계자는 올 상반기 전국 최고의 살처분 규모를 기록하며 전개된 구제역상황 이후 숨 돌릴 틈도 없이 이천시 전 공직자들은 중앙정부의 무리한 조기집행에 매달려야만 했다고 전했다.

특히 5월에는 집행 부진 시군으로 순위가 밀려나 부시장이 행안부와 경기도의 문책성 압박을 받아가며 독려가 진행되면서 부서 간 피눈물 나는 경쟁을 통해 우수시로 영광을 차지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건의문에서 과도한 중앙정부의 지시를 무조건 따른 결과는 거액의 이자손실을 가져왔고, 이런 영향이었는지 이천시는 2012년 일반회계예산을 117억여원 감축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다.

상황이 이렇자 이천시도 대책안으로 ‘재정조기집행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고, ‘재정자립도가 전국평균이하 시군의 조기집행 제외 또는 차등목표량 부과 등의 개선’을 건의한 것이다.

하지만 중앙정부는 요지부동이다. 지난달 23일 기획재정부 박재완 장관은 내년에도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조기집행을 계속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형국이면 내년에도 이천시는 물론 모든 지방공무원들의 행정력 낭비가 다시 반복될 것이고, 재정손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결국 감축된 2012년 예산편성에서 알 수 있듯이 그만큼 주민 예산 감축으로 이어져 시민 삶의 질 저하를 야기한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한 공직자는 “그저 정책건의만을 하고 안 되면 지시를 무작정 따르기 보다는 사활을 걸고 지방자치 수호차원의 이의제기와 정책중단을 관철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