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 곳곳에서 ‘새빨간 사랑’이 샘솟았다.
새빨간 고무장갑에서 태어나는 새빨간 김장김치들이 이천시 전역을 훈훈한 사랑으로 가득하게 한 것이다. 직접 이웃들에게 전달하며 훈훈한 이야기꽃을 피운 곳도 있었고, 직접 키운 배추로 김장을 해 애정이 듬뿍 담긴 김치도 있었다. 새빨간 김치 속에서 어머니의 손맛, 그리고 새빨간 사랑을 찾았다!

▲ 지난 9일 호법면 새마을지회 김장행사를 시작으로 14개 읍면동을 순회하며 김장행사를 돕는 이정희 여사(조병돈 시장의 부인). 사진은 24일 관고동 새마을지회에서 회원과 함께 “스마일~”

“이리 와서 김치 맛 좀 보세요!”
이천시에 하하호호 웃음꽃이 퍼졌다. 하루종일 허리를 굽히면서 김장나눔을 벌인 이들이 있어 이천시에 훈훈한 웃음소리에 둘러싸였다.

이천시 전역에 매콤새콤한 김치향이 그득하다. 한 해 동안 집안에서 먹을 김치를 위한 것이라고 여기면 섭섭하다. 올 겨울 김장을 걱정하고 있을 소외계층을 안타까이 여긴 사람들이 모여 시작한 김장나눔이 전역에서 진행된 것이다.

11월이 되자,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김장을 위한 채비를 마치고 집을 나서는 이들이 한 가득이다. 어떤 이들은 미리 심어뒀던 배추를 수확하기 위해 밭으로 나서기도 하고, 여태까지 진행됐던 행사들의 수익금을 확인하며 김장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그렇게 시작된 김장행사. 고무장갑과 앞치마로 무장한 일명 ‘엄마부대’들이 속속들이 등장했다. ‘엄마부대’는 배추를 절일 때도, 김치소를 만들 때도, 절여진 배추를 버무릴 때도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저력을 마음껏 선보였다.

적게는 백여포기부터 많게는 천여포기까지. 처음에는 벅차게만 느껴졌던 배추의 양이 여러 사람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러자 탄력 받은 이들이 허리 펼 시간도 없이 김장에 집중했다. 무리하지 말라는 말도 통하지 않는다. 정성이 담긴 김치를 받고 좋아할 이들의 얼굴이 떠올라 도저히 그만둘 수가 없다면서.

하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다. 이들의 지친 허리를 보듬어주기 위한 보쌈이 등장하자 ‘엄마부대’의 얼굴에 미소가 꽃피운다. “김치 시식해봐야 되는데 빨리 가져왔어야지, 왜 이제 가져왔어~”하는 농담도 서슴없이 나온다. 그리고는 보쌈을 한 입 크기로 김치에 싼 후 시식(?) 시간이 시작된다.

웃고 떠들면서 내 이웃을 위해 마련된 김장행사. 하지만 진짜 시작은 이제부터다. 내 손으로 정성스레 만든 김치를 직접 전달해주는 시간이 이어진 것이다. 오랜 시간 앉아서 작업한 덕에 끊어질 것 같은 허리도, 계속해서 김치를 버무리느라 녹초가 된 손도 이 순간이면 고단함이 싹 가신다.

이들은 관내 어려운 소외계층을 찾아 정성스레 담은 김치를 손수 전달해준다. 그러고도 이내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말동무를 해드리고 손도 잡아드리면서 아름다운 이야기꽃을 피운다.

11월 한 달은 이천시 전역이 환히 웃는 달이 됐다. 새빨간 김치처럼 새빨간 사랑을 전해주고 온 ‘엄마부대’ 각 마을별 새마을지도자협의회와 농가주부모임, 그리고 각 기관단체들의 어깨에 이천시 웃음이 달렸다.

▲8일 호법면 새마을지회, ▲10일 백사면 새마을지회, 농협중앙회 이천시지부와 농가주부모임 이천시연합회, ▲15일 설성면 새마을지회, 부발봉사회, 이천시새마을금고, 창전동새마을지회, 하이닉스, ▲16일 국립이천호국원, ▲17일 대월면 새마을지회, ▲18일 부발읍 새마을지회, 부발읍 주민자치위원회, 증포동 새마을지회, ▲20일 민주평통이천시협의회, (사)다문화가정협회 ▲22일 장호원 새마을지회, ▲24 관고동 새마을지회

▲ 부발읍 새마을지회. “우리 이만큼 버무렸어요”

▲ 부발읍 새마을지회. 여성회원이 조태옥 읍장에게 ‘아~’

▲ 부발읍 주민자치위원회 김장행사에서 주미영 위원과 김순식 고문

▲ 평통과 (사)다문화가정협회. “천포기 김장 끝났다! 아자!” (도명사에서)

▲ 평통 사랑의 김장행사에서 온몸으로 사랑을 나누는 회원들 “잡숴봐~”

▲ 평통 신현숙 지회장

▲ 조명호 문화원장

▲ 대월면 새마을지회. 우리는 쌀도 나눈다!

▲ 장호원읍 새마을지회. 나란히 서서 ‘예쁘게~’

▲ 신둔면 새마을지회. 김장 마치고 모두 ‘차렷!’

한송이 기자  uh070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