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천시의회 의원들이 1일 오전 세계도자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는 이천 도자 세라피아 진입로에 바리케이트를 치고 차량 통행을 막고 있다.

설봉공원에서 오는 22일까지 열리는 세계도자비엔날레(주관 도자재단)가 진퇴양난의 위기에 놓였다.
이천시의회가 설봉공원 꼭대기에 위치한 주전시장 진출입로를 바리케이트로 전격 봉쇄했기 때문이다.

이유는 도자재단이 주전시장을 새로운 도자테마파크(세라피아)로 조성하는 가운데 기존 일주도로와 등산로를 통제 또는 폐쇄할 계획이어서, 시민들의 반대 민원이 끊이질 않았다.

이에 이천시의회가 직접 나서 원래상태로 돌려놓을 것으로 요구하며,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무기한 진출입로를 봉쇄키로 한 것이다.

지난달 31일 시의회는 한국도자재단을 항의 방문해, 재단 측에 시민을 무시하는 독단적인 방침을 즉각 철회할 것을 주문하고 1일 정오까지 요구사항의 가부답변을 요청했다.

다음날인 1일 재단 측의 직접적인 답변이 없자 시의회는 세라피아 건립과 관련한 항의성명을 발표하고 세라피아 건립을 이유로 일주도로를 폐쇄하는 것은 시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지역 발전을 저해하는 행동이라고 항의 성명을 밝히고 진출로를 봉쇄했다.

시의회는 이날 봉쇄도로에서 “도자재단이 끝까지 시민의 뜻을 저버리며 의회가 요청한 답변에 응하지 않는 것은 이천시민의 의견을 또한번 무시한 처사”라며 “설봉공원 대공연장 도로 쪽과 이천박물관 쪽 상향 차로를 차단한다”고 밝힌 뒤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시위에 들어갔다.

항의성명을 통해 시의회는 “도자재단이 세라피아를 지으면서 10여년 동안 주민들이 사용해온 도로를 일방적으로 보행로로 바꾸었고, 새로 낸 우회도로까지 차량을 통제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김인영 의장은 “도자재단에 수차례 문제점을 건의했지만 묵살당해 어쩔 수 없이 진입로를 막게 됐다”면서 “그동안 도자재단이 일주도로를 폐쇄하는 바람에 오는 3일부터 열리는 ‘이천쌀문화축제’ 장터를 열 수 없어서 다른 장소로 옮겼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도자재단은 “관람객들이 국내 최초의 도자테마파크인 이천 세라피아를 쾌적한 분위기에서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존의 일주도로를 폐쇄하고 우회도로를 낸 것”이라며 “이는 그동안 이천시와 수차례에 걸쳐 논의하고 합의한 사항으로 이제 와서 시의회가 반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2일 재단 측은 한발 물러서 “등산로는 개방하고, 쌀문화축제 시 우회도로를 통한 차량통행 개방과 비엔날레 종료 후에도 우회도로를 이용한 차량통행을 개방할 예정”이라며 “향후 2012년 4월 세라피아 재개장 시 차량통제는 사전협의하고, 시의회, 시집행부, 도자재단 3자 대화협의체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시의회는 “재단 측의 제안은 기존 요구사항인 기존 일주도로 원상복구와는 거리가 멀다”며 봉쇄를 풀지 않고 시위를 이어나갔다.

양동민 기자  coa00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