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좀 쓴다, 그림 좀 그린다는 사람들이 설봉공원으로 다 모였다. 제15회 새마을 문화의 한마당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이날만큼은 나이도, 직함도 모두 내려놓고 오직 펜과 붓만으로 승부를 겨룬다. 저마다의 솜씨를 최대한으로 발휘했던 문화축제. 그 즐거운 경쟁 속으로 들어가 봤다.

이천시민들이 펜과 붓을 들었다. 설봉공원의 정취를 감상하며 그것을 글로, 혹은 그림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다.

새마을문고 이천시지부(지부장 육재수)는 지난달 28일 ‘제15회 새마을 문화의 한마당’을 개최했다. 새마을 문화의 한마당은 이천시민들이 각 주제에 맞게 백일장, 사생대회, 오행시, 장기자랑, 퀴즈대회 등으로 자웅을 겨루는 문화축제로 올해로 15년째를 맞았다.

이날 대공연장을 찾은 시민들은 대회에 대한 부푼 기대감을 안고 앉아 있었다.

그러나 주제가 제시되자 시민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자신의 작품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방금 전까지 친구와 떠들고 있던 아이들도, 아이에게 이것저것 알려주고 있던 부모님들도 갑자기 사라져버렸다. 그저 시인들, 수필가들, 화가들만 모여있을 뿐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설봉공원 대공연장에 울려퍼지는 소리는 그저 ‘사각사각’. 내가 더 좋은 작품을 쓰기 위해, 더 좋은 작품을 그리기 위해 작품활동에 몰두한 시민들의 집중력을 보여주는 소리만이 대공연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간혹 감기에 걸린 아이가 재채기를 하면, 그제야 대공연장의 정적을 아주 조금은 깨지는 모습이었다.

드디어 4시 30분. 시민들의 모습이 둘로 나뉘었다. 작품을 제출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주위를 둘러보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아직 완성하지 못해 급한 마음에 빠른 속도로 팔을 놀리는 이들도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어수선한 분위기도 30분 후에는 완전히 종료됐다. 작품제출이 모두 끝난 5시. 설봉공원 대공연장이 고요한 제 모습을 되찾았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3시간 동안 시민들이 잠시 문학도, 혹은 화가가 됐다. 그리고 그들은 여전히 문학도의 모습, 화가의 모습을 저버리지 않고 있다. 자신의 작품에 대한 애정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날 육재수 시지부장은 대회사를 통해 “지금 여기에 모인 학생들은 이천의 희망”이라며 “오늘 문화의 한마당이 좋은 추억이 되어 좋은 대회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한편, 이날 운문 부문에서 초등부 장원은 마장초 김나림 학생(5학년), 중등부 장원은 이천사동중 변우현 학생(2학년), 고등부 장원은 부원고 최재용 학생(1학년)이 차지했다.

산문 부문에서 초등부 장원은 설봉초 김연호 학생(6학년), 중등부 장원은 이천중 윤준모 학생(2학년), 고등부 장원은 효양고 송지선 학생(2학년)이 영예를 안았다.

사생대회에서는 마장초병설유치원 이하늘 학생, 이천남초 경예진 학생(6학년), 이천사동중 황시원 학생(2학년), 이천고 조하은 학생(2학년)이 대상을 수상했으며, 편지쓰기 부문에서는 설봉초 이효정 학생(5학년), 이천사동중 김가현 학생(1학년), 효양고 유한나 학생(2학년)이 최우수상을 거머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