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숙 이천시청 교육지원팀장

지난 10월 28일 이천저널에 실린 ‘쇼당에 걸린 학교급식’ 제하의 기고문을 보고 담당 팀장으로서 참으로 답답한 마음에 이를 반박하고자 한다.

10. 26일 학교급식지원 심의위원회의가 시청 중회의실에서 있었다.

이 날 위원회의는 2012년도 무상급식의 확대 범위를 당초 이천시 계획대로 동지역 초등학교 전학년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에 대해 몇몇 위원이 도교육청 계획대로 중학교와 유치원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고수함에 따라 결국 위원회 규정에 의해 이천시안과 교육청안에 대해 표결로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결과는 당초 계획대로 초등학교 전학년 확대시행에 찬성하는 대다수 위원들의 의견에 따라 이날 급식심의위원회의는 2012년도에 동지역 초등학교 무상급식이 초등학교 전학년까지 확대하는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이천시의 경우 2010년 5월 당시 무상급식 5개년 계획을 마련하여 경기도교육청과 협의한 결과 2010년 10월에는 초등5~6학년, 금년에는 동지역 3~6학년, 내년부터 초등 전학년, 내후년부터 중학교를 시작해 2014년까지 초·중학교 무상급식을 연차별 확대 시행하기로 시민들과 약속을 한 바 있다.

그러나 도교육청에서는 지자체의 재정 상황을 고려하지 않음은 물론 사전 동의도 없이 2010. 10월과 2011. 10월에 일방적으로 당초계획을 1년씩 앞당겨 시행하겠다는 계획을 통보하였으며, 게다가 내년에는 당초 계획에도 없던 유치원 무상급식까지 부담하라고 통보한 상태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기고문을 쓴 김선정 위원은 그날 급식위원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해 토론하고 결정되는 과정을 다 지켜봤으면서도 무상급식안이 교육청 안대로 결정되지 않았다고 하여 ‘이천시가 무상급식 확대 실시를 ~~거부했다’라는 표현 등으로 학교급식지원심의위원회 위원들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선진국의 경우에 본인의 의사가 관철되지 않았거나 본인의 의사에 반한 결정이 났을 때도 결정된 안에 대해 존중하며 수용하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다.

이러한 민주주의 문화를 언제까지 부러워해야만 하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2012년도 이천시의 재정여건은 사회 전반적인 경제 위기 및 부동산경기 등의 하락으로 지방세입이 급격히 감소하고, 지방세수의 증가요인은 없는 반면, 의존재원의 주를 이루고 있는 국고보조금, 지방교부세, 광역·지역발전특별회계 등 각종 국책사업 및 복지예산의 급격한 증가 등으로, 전체 지원액은 증가하고 있으나 기준보조율은 낮아, 이에 따른 지방비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시 재정 압박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같은 날 거의 모든 지방지의 1면을 장식한 내용이 경기도와 도의회의 무상급식 합의가 결렬되었다는 내용으로 경기도가 가용재원이 줄어 무상급식을 교육청이 요구한대로 받아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듯이 우리시뿐만 아니라 경기도나 타 지자체의 재정사정도 비슷하다.

이천시는 초.중학교 전면 무상급식에 원칙적으로 적극 찬성하며, 당초 교육청과 협의하고 시민들과 약속한 계획대로 연차적 단계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현재도 약 22%의 저소득층 자녀나 한부모 자녀 또는 담임교사가 추천한 학생에 대하여는 무상급식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정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일반학생들까지 무상급식을 할 경우 부득이 복지취약 계층인 노인, 장애인 등에 대한 복지 예산은 줄 수밖에 없다.

이 날 회의에서 부시장인 위원장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였고 위원들도 긍정적으로 이를 이해했다. 물론 이천시안에 찬성한 위원들은 당초 계획에 동의한 분도 있을 것이고, 이천시의 재정상황을 고려해서 찬성한 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규정에 의한 표결로 의사결정을 하는데 참여했던 김선정 위원께서는 본인의 뜻대로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해서, 지역신문에 참석하지도 않은 시장을 두고 “시장의 망각과 독선”, “화투판의 흥정거리” 등 입에 담기에도 창피한 표현으로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담당회의에 참석하여 심도있게 안건을 토의한 위원들을 무시하고 매도하는 심히 유감스러운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애초 약속을 어긴 것은 도교육청이지 이천시가 아니다.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하는 것을 두고 ‘쇼당’이라는 말로 몰아 부치는 것이야 말로 여론 왜곡이고 비상식이다.

우리시도 얼마든지 무상급식을 하고 싶다. 유치원 중학교 뿐만아니라 모든 어린이집, 고등학교까지 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하고 싶다. 급식 뿐 아니라 교재까지 다 사서 무상으로 주고 싶다. 하지만 현실이 어디 그런가? 민주적으로 결정된 일을 두고 더 이상 논란을 부추기지 않기를 정중히 요구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