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근우 이천시지역사회복지협의체 간사

우리 이천시는 2011년 지역사회복지 시행계획 기준 장애인은 10,186명이다. 많다고 하면 많고 적다고 하면 적은 인원이지만 이천시 인구의 21만명 중 5%라고 환산하면 그리 적은 인원은 아니다.

이천시에는 장애인생활시설 7개소, 장애인이용시설 8개소가 있다. 현재는 실비시설을 제외한 모든 시설에 자리가 없는 실정이다.

어느 사회복지시설이나 그러하듯이 장애인생활시설의 직원들은 장애인에 대한 특별한 사랑이 요구된다. 이는 이용시설과 다르게 생활인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천사라고 낙점한 사회복지사가 있다. 그는 이불 빨래를 하고 잘 마른 이불을 개어 놓는 중에 장애인분들이 그 깨끗한 이불이 좋아 그 위에서 뒹구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필자 같으면 버럭 화가 날만도 한데 그는 그 모습이 사랑스럽다고 한다. 그의 이름은 정상금 사회복지사. 개인적으로 동생이지만 그의 마음은 필자보다 형인 것 같다.

과거 장애인생활시설은 폐쇄적이었다. 담벼락에 철조망과 병을 깬 파편들을 꽂아 내·외부 출입을 제한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관내 축제나 행사에 장애인들의 참여는 물론 직접 공연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는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의 한 일원으로서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장족의 발전에는 장애인생활시설 대표자들의 노력도 있었다. 일찍이 이천시장애인생활시설 원장님들은 ‘장애인거주시설연합회’를 구성하여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시설 간 정보교류 및 발전방안 등을 논의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시설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전문교육지원에는 어려움을 보이는 것으로 사료된다.

필자는 생활시설 종사자에게 그 누구보다 전문가로서의 역량강화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장애인들의 삶을 직접적으로 코디하기 때문이다. 주라장애인쉼터의 김평화 사회복지사는 시설 생활인들에게 보다 행복하고 자립심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다양한 장애유형에 맞는 종사자 역량강화지원이 필요하다고 피력하며 한 사례를 소개하였다.

장애인생활시설에는 생활인 대비 종사자 수가 그리 넉넉하지 않다. 이 때문에 일상생활지원에서 개별화된 지원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근래 은평구에서 온 한 장애인분이 있는데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어 저녁식사를 마치고 일상적으로 목욕을 시켜드리고 잤다고 한다. 헌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그때 갈아입힌 옷이 아닌 다른 옷을 입고 있는 게 아닌가. 상황을 알아보니 이 분이 소변통을 쏟아서 밤새 그 자리를 모두 치우고 스스로 목욕을 한 후 옷을 갈아입었다고 했다. 목욕시간은 1시간에서 1시간반. 이를 알게 된 그는 놀라움과 한편으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장애인분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자립능력을 떨어뜨린 것은 아닌지, 보다 세심하게 접근하지 못한 부분이 미안했다고 한다. 이는 한 장애인시설의 에피소드로 치부하기에는 많은 의미를 갖고 있다.

장애인들의 삶의 질 향상을 지원하기에는 부족한 사업비. 이 때문에 그들을 개별화하여 지원하기에는 제한이 있는 것이다. 왜 사회복지사도 사람이니까. 물론 사업비확충만이 모든 것을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지금껏 그래왔듯이 지역사회 인식개선을 위한 의식있는 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가장 행복한 도시의 정의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복지가 잘 된 도시, 장애인들의 삶이 행복한 도시일 것이다.

이천저널  icjn@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