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병재 이천농협이사

방영되는 50여분동안 시청자들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한 프로그램이었으리라 생각된다.
현재 대한민국은 300여만명이 농업에 종사하며 농업이라는 산업부분을 책임지고 있다.
국민총생산으로는 따지면 하찮게 여겨질 수 있다.

그런 이유인지 농업부분을 책임지는 관련부처와 외교통상을 책임지는 관련부처의 정책에서 소외된 농민들의 절박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아무도 귀 기울여 주지 않는 무관심에 심한 자괴감마저 느낀다고 한다.
오늘날의 경제규모가 되기까지의 과정에는 농업이라는 산업이 초석이 되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통상 및 외교의 국제관계나 경제적 이익을 위한 산업 우선순위에 밀려 내팽겨지는 소외감이 소수농민들의 절규에 지나지 않으니 대다수 국민들의 무관심에 농심(農心)은 더욱 더 시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향후 농업의 존폐위기가 달린 커다란 두 가지 이슈가 있다.

첫째가 큰 정치 사안에 밀려 세인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문제다.

국회에서는 농수산식품위원회에서 관계자들과 함께 몇날 몇일을 끝장토론까지 벌이며 보안합의점을 찾으려 애썼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부와 야당 및 농민단체들의 이견은 좁혀지질 않았고 결국 일정에 쫓긴 정부여당은 나름대로의 일정을 정해 놓고 힘으로 밀어부칠 태세다.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갈 문제가 있다.

대한민국의 농업을 포기할 것인가? 농업의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어도 농업부분의 피해를 최소화하며 피해부분을 보존할 대책을 제도적으로 마련해 농민들에게 진정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나 농민들은 전자로 생각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제시한 농업부분의 피해액규모가 국내외 기관들의 분석치와 너무 큰 차이를 보여 신뢰성을 얻지 못하는 것도 이문제의 단면을 보여주는 한 예이다.

국회비준 전에 국내농업에 대한 철저피해조사와 피해최소화의 대책보완이 선행되어야 한다.

둘째가 농협법 개정 이후의 후속대책 이행여부다.

역대정권의 주요국정사안의 하나인 농협법 개정이 MB정부 들어 우여곡절 끝에 지난 3월 개정되었다.
신용부분과 경제부분을 분리한다는 큰 틀을 가지고 개정되어 농협이 요구한 부족자본금6조를 정부가 지원한다는 게 주요 골자였다. 새로운 틀의 농협개혁을 위해 조속한 이행을 촉구한 농협의 요구는 여러 가지 사유를 들어 중앙정부가 수정을 강요하고 있는 실정이다.

농협법 개정의 근본적인 목적은 지역농협의 본래의 역할과 농업부분의 향후 미래를 담보로 한 것이다.

정부가 제시하는 지원금 축소(6조→4조)와 지원방법(1조현물출자,3조차입방식)의 수정은 농협자립의 의지를 걸음마부터 진창으로 인도하는 정책이라고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정부지원이 중요한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그렇다고 하늘만 보고 원망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값싼 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는 소비자를 언제까지 애국심을 호소하며 붙들 수 있겠는가?
불경기로 인한 가계지출위축은 소비자 입맛 바꾸기에 가속도를 더해 갈 것이다.
농촌 스스로의 역량을 키우고 역경과 실패를 거듭하며 끝내 우뚝 설 수 있는 도전정신이야 말로 농촌지킴이의 필요조건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