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근우 이천시지역사회복지협의체 간사

본 사례는 이천시 여성회관 취업성공사례 이야기다.
어느 날 여성회관 취업매니저에게 청각장애를 가진 한 중년여성이 구직을 신청했다.

취업의 문턱은 비장애인에게도 높지만 장애인에게는 더더욱이 높은 장벽이었다. 하지만 이 여성은 꼭 일해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 남편은 집안 가계가 어려워지자 집을 나갔고, 아들은 가정형편 상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고 집에서 놀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하나 밖에 없는 딸은 20살에 미혼모가 되어 아이와 함께 이 여성과 살고 있다. 정말 누가 봐도 일자리가 절실한 사람이다.

취업매니저는 이 가정의 상황을 듣고 가슴이 너무 아팠다고 한다. 그래서 이 가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다방면으로 일자리를 알아봤다. 그 결과 한 구인업체가 장애인도 고용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혀 어렵게 어렵게 설득해 취업하게 됐다.

그 후 여성회관 취업매니저는 그 업체에 다른 구직자를 취업시키기 위해 들렀다가 그 여성의 근황을 물어봤는데 이 여성의 딸, 아들 모두가 이 회사에 다니고 있다고 했다. 또한 근무조를 달리 편성해 아이를 돌보고 있다고 한다. 회사의 작은 배려로 가족 모두가 일하게 된 것이다. 집을 나간 아버지는 가족들이 열심히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들어와서 다른 직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답이 안 나오는 한 가정이 이제는 일자리를 통해 행복을 되찾은 것이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던져주고 있다. 먼저 이 중년여성의 가족에 대한 책임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모두가 가난이라는 상황에 좌절하고 있을 때 가족을 위해 그녀는 장애 때문에 뒷걸음질 하지 않았다. 아니 더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았다. 그리고 열심히 일해서 회사에서 가족들까지 취업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이 가족의 행복 뒤에는 취업매니저의 노력이 숨어있다. 이런 생각을 해본다. 취업매니저가 청각장애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면 상황은 어떻게 됐을까? 아마도 해피엔딩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간만에 모두의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이야기를 전하게 되어 기분이 좋다. 작은 바람이 있다면 이 사례가 지금도 자신의 문제를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전달됐으면 한다. 그래서 움츠리고 있다면 다시 뛸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 사례의 행복바이러스가 퍼져 나가길 바란다.

이천저널  icjn@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