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택시체험에 나선 이현호 전 의장이 잔뜩 기대감에 부풀어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택시운전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아요. 하지만 앞으로도 기회가 닿을 때마다 택시체험에 나설 생각입니다.”

이현호 전 시의회의장이 지난 5일 택시 운전대를 잡았다. 직접 택시를 운전하면서 시민들과 소통하고 싶어서다.

택시체험을 위해 2009년 6월 택시운전자격증까지 취득한 이 전 의장이 작년에 이어 두 번째 민생체험에 나선 것이다.

이날 이 전 의장은 삼화운수에서 오전 8시 30분부터 밤 11시까지 총 14시간 30분가량 택시체험을 했다. 힘닿는 데까지 운전해서 최대한 많은 시민들을 만나겠다는 그의 다짐이 좀처럼 운전대에서 손을 떼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택시체험에서 시민들과 나눈 대화를 잊지 않기 위해 수첩과 펜까지 준비했건만 시민들 만나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생각보다 경기가 많이 안 좋아진 것 같아요. 작년에 비해 택시 손님이 엄청나게 줄었어요. 사납금은 채울 수 있을까 걱정이에요(웃음).”

길게 늘어선 택시 승차장에서 자신의 차례가 오기만을 기다리기를 한 시간. 드디어 손님을 태웠지만, 기뻐하는 것도 잠시. 손님이 기본요금 거리에서 내리는 바람에 안타까워하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혹여 길가에서 택시를 세우려는 사람이 있지는 않을까 기대하며 시내 한 바퀴를 돌아봤지만 말짱 헛수고였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이 전 의장은 훈훈한 민심을 발견했다. 아픈 아이 때문에 병원을 찾는 여성이었는데, 진료가 끝난 후 집으로 돌아갈 때도 이 전 의장의 택시를 타겠다는 약속을 저버리지 않고 전화를 해줬던 것이다.

이날 하루 종일 이 전 의장이 번 돈은 7만5천원. 지난해 택시체험을 통해 벌었던 11만원에는 훨씬 못 미치는 액수지만, 이 전 의장의 표정에는 뿌듯함이 가득했다.

“오늘 택시체험 활동을 하면서 저를 격려해주시고 친절하게 대해주시는 이천시민의 열린 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편으로는 마음이 무겁습니다. 택시기사들의 열악한 환경 또한 몸소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전 의장은 현재 이천시내에는 많은 택시정류장이 있지만 비가림막이 설치돼 있는 곳은 드물며, 정류장 근처 도로정비도 제대로 되지 않아 본의 아니게 도로에 불법주차가 되는 경우도 많고, 심하게는 사고의 위험까지 도사리고 있다면서 택시기사들의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또 오늘 택시체험을 하면서 느꼈던 것을 가슴에 새길 것이며, 기회가 닿는 대로 꾸준히 택시체험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이천저널

한송이 기자  uh070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