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보호자 등 2억 8천만원 3일만에 모아

“일하니까 너무 좋아요. 집에만 있어 힘들었어요. 나와서 친구도 만나고 좋아요. 조금 힘들지만 괜찮아요.” 안미진(29, 지적장애 2급)

이천시장애인재활작업장이 장애인들과 보호자들의 힘으로 정상가동 됐다.

그동안 작업장은 이천시가 지도점검 하면서 문제 지적과 함께 업무가 마비되어 9월 1일부터 공장가동을 멈춘 상태였다. 이에 따라 장애인 50여명은 한순간에 일터를 잃게 될 상황까지 놓였다.

하지만 장애인들과 보호자들은 작업장이 문을 닫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운영자금을 모아 원자재를 구매해 본격적인 공장 가동에 나섰다.

26일 작업장 장애인보호자회에 따르면 작업장은 이천시 지도점검에 따른 결과가 검찰수사로까지 넘어간 상태에서 지난 8월말부터 운영이 사실상 중단됐었다.

당장 50여명의 장애인들은 25일째 출근을 못했고, 주문받은 종량제 봉투도 납품기일이 다가와 납품을 못하면 거래처를 잃어 작업장 문을 닫아야 할 처지였다.

이에 작업장장애인보호자회가 나서 지난 20일 위탁기관인 (사)두레울장애인복지연합회, 작업장 임직원, 이천시장애인복지관 관계자 40여명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리고 대책위원들은 ‘문 닫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며 신용대출, 보험약관대출, 적금을 깨어가면서 작게는 30만원에서 수천만원에 이르기까지 총 2억 8천만원을 모금했다.

그리고 23일 2억 2천만원 상당의 원료 120톤을 구입해 압출기를 돌리기 시작해 1차 가공원료를 뽑아냈고, 26일 전 직원이 출근해 공장을 정상 가동시켰다.

장애인보호자회 안중기 회장은 “장애인을 둔 부모 마음을 누구도 모른다. 그래도 작업장을 통해 재활훈련을 받고 사회 구성원의 한사람으로 한 몫을 할 때 대견스럽고 자랑스러웠다. 지도점검의 옳고 그름을 떠나 장애인들이 일터를 잃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천시가 지난 8월 8일부터 25일까지 18일간 ‘이천시장애인재활근로작업장’에 대해 지도점검을 실시했으며, 이후 검찰 조사로 장애인들이 휴직되는 사태가 빚어지면서 ‘과잉 점검’ 논란을 일으켰다.

이천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