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철도 연결, 로칼선 직·복선화, 철도현대화 조기추진
에너지원의 97% 수입에 의존…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 국가발전 대안

▲ 강영선 (녹색철도포럼 사무총장) 철도정책 연구가

지구가 병들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로 생태계가 무너지는가 하면 각종 자연재해로 수많은 사람들이 위험에 처해지고 있다. 그런 지구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저탄소 녹색성장’ 즉 ‘철도’다.

우리나라는 급격한 산업화와 자동차의 급증으로 세계 10대 에너지 소비대국이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있어서 세계 9번째 국가(2004년 기준)이며, 국내에서 소비되는 에너지원의 9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해 8.15.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저탄소 녹색성장’을 우리나라의 새로운 국가발전 패러다임으로 제시하고 이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 실천해 나가고 있다. 이제는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것이 바로 ‘돈’이 되고 그 나라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철도가 대기를 오염시키는 정도(환경비용)는 도로교통의 1/3에 불과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자동차의 1/30 수준이다. 특히 KTX와 전기철도는 아예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 또한 철도는 사람 1만명을 자동차에 실어 부산까지 운송할 연료비로 모스크바까지 실어 나를 수 있다. 대략 도로의 1/13에 불과한 연료비 때문이다. 즉, 철도의 에너지 소모량은 1km 이동시 도로교통의 6~18%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국 후 지난 60년간 고속도로 연장은 9.3배 증가한 반면, 철도연장은 겨우 1.1배 증가하는데 그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철도에 대한 투자는 도로의 20%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었다. 이에 반해, EU국가의 교통투자는 철도가 57%, 도로가 23%(우리나라 철도 28.1% 도로 55.5%)로 미래를 내다 본 비전 있는 투자였다고 하겠다.

바로 이 시점, 환경보전과 저탄소 배출이 곧 국가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뉴딜은 당연히 ‘그린 뉴딜’(Green New Deal) 정책이 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가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그린뉴딜에 뛰어 들면서 지금 지구촌은 이른바 ‘녹색경주’(Green Race)를 벌이고 있다.

중국은 향후 3년간 약 700조 원에 이르는 돈을 투자해 고속철도 등 철도인프라를 구축하고 있고, 주로 도로교통에 의존하는 대표적인 국가인 미국도 2000년 이후 꾸준히 철도인프라를 확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고속철도 연구와 인프라 확충을 강력히 추진해 나갈 것을 천명하였다.

러시아도 가스사업으로 벌어들인 막대한 자금을 철도현대화에 투자하고 있으며, 처음부터 철도교통이 발달하고 계속 인프라를 늘려 왔던 나라들인 일본, 프랑스·영국 등 유럽국가들, 그리고 베트남·말레이시아·태국 등 아시아 국가들도 경쟁적으로 이 사업에 뛰어 드는 등 세계 모든 나라가 철도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바야흐로 세계 곳곳에서 찬밥 신세였던 철도가 ‘르네상스’를 맞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포르투갈·스웨덴·영국 등 한국과 인구나 면적이 유사한 4개국과 비교할 경우에도 한국의 철도량은 40~50%에 불과한 실정이다. 따라서 이제 우리도 이 ‘철도 르네상스’의 거대한 배에 올라타야 한다.

건설 중인 호남선 고속철도(KTX)의 조기 완공, 동서고속(화)철도의 조기 추진, 끊겨져 있는 제진-강릉간·삼척-포항간 동해선의 연결, 국내의 간선·지선철도의 직선화·복선화·전철화를 이룩해 나가는 등 철도 현대화를 조기에 추진하고, 노후철도 등을 조기에 보수·정비함으로써 남북철도의 연계운행과 TSR, TPR, TCR, TMR, TMGR로 연결되는 세계로의 활로를 개척해 바야흐로 한반도가 동북아의 중심이 되고 ‘동아시아 지중해’의 물류거점으로 도약하는 데 주도권을 쥘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9월 26일자 ‘철도신문 특별기고’로 게재>

 

 

이천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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