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0일 이천농민단체협의회원들이 농협중앙회 이천시지부 앞에서 추청벼 수매가 7만원 쟁취와 이천농협의 바나나판매에 따른 규탄을 요구했다.

“든든한 민족농협에 수입 바나나가 웬 말이냐”

이천시 농민들이 뿔났다.
농민들은 쌀의 생산원가는 계속 오르는 것에 비해 수매가는 턱없이 적다며 쌀 수매가 현실화를 촉구했다. 또 이천농협이 수입바나나를 판매키로 하자, 이에 대해서도 농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농협중앙회 이천시지부 앞에서 지역농민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청벼 수매가 7만원 쟁취와 이천농협의 바나나판매에 따른 규탄을 요구했다.

그간 추청벼의 수매가가 6만원선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2008년 6만8천원에서 2009년 6만1천원으로, 다시 2010년에는 5만4천5백원으로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농민들은 ‘수매가 민주적 책정, 쌀값 조정협의회를 구성하라’, ‘이천농민 대동단결, 추청벼 수매가 7만원 쟁취하라’는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복수 이천농민단체협의회 상임대표는 “농협의 주인은 농협장이나 농협직원이 아닌 우리 농민들”이라며 “올해는 무조건 (추청벼)수매가 7만원으로 해달라고 요구한다. 우리의 요구는 결코 무리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위두한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도 “정부나 농협은 농민들을 봉으로 알고 있다. 그저 생산자로만 알고 있다”며 “생산가는 15%가 올랐는데 쌀값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쌀값 7만원 보장해달라는 우리의 요구가 무리라고 생각하나”라고 역설했다.

이어 농민단체 대표들은 김용회 농협중앙회 이천시지부장을 만나 농민단체-조합장-시 관계자-시의회로 구성된 수매가 조정협의기구를 만들 것과 추청벼의 수매가 7만원으로 인상을 요구했고, 김용회 지부장은 노력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천농협의 바나나 취급, 받아들일 수 없어”
또 이날 농민단체협의회는 지난 7월부터 수입농산물인 바나나 판매에 나선 이천농협을 방문, 판매중지를 요구했다.

이들은 이천농협 이태용 조합장에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바나나를 들여놓아야 한다면 어쩔 수 없다지만, 굳이 이천농협에서 먼저 총대를 멜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이천농협의 취지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바나나 하나로 몇 백 억씩 수익을 내려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태용 조합장은 “타도시 농협도 바나나를 팔고 있는 곳이 분명히 있으며 현재 통용화되고 있는 상태”라며 “바나나 외에 다른 것은 절대 취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민단체회원들은 “이천농협은 이천지역의 상징적인 농협이다. 때문에 바나나를 취급하겠다는 농협의 태도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오는 20일 대규모 농민집회에서 모이자. 누가 이기는지 한번 해보자”고 의지를 불태웠다.

농민집회에도 불구하고 농민과 농협 사이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았던 가운데 오는 20일경 대규모 농민집회가 열릴 예정으로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천저널

한송이 기자  uh070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