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김문환 극동대학교 겸임교수 | ||
여주는 어떤가요. 하이닉스가 이천에 있으니까 여주와는 상관없는 것인가요. 그렇지 않죠. 하이닉스에서 여주에 주소를 둔 직원이 몇 명인지 볼까요. ①여주읍에서 하이닉스로 주간 통근버스를 타는 직원이 25명, ②여주읍에서 교대 근무로 통근버스 타는 직원이 60명, ③가남면에서 하이닉스로 주간 통근 버스 타는 직원이 150명, ④가남면에서 교대근무로 통근버스 타는 직원이 480명입니다. 그러니까, 715명입니다. 여기에 자가용 출퇴근자를 포함하면 8백 여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4인 가족 치면 3천 2백여명, 3인 가족 치면 2천 4백명이하이닉스에서 받은 월급으로 살아요. 여주군 산북면 보다 많은 인구죠. 전철이 완공되면 하이닉스 부발역에서 능서 1정거장, 여주읍 2정거장입니다. 앞으로 더욱 늘지요. 그 뿐인가요. 하이닉스 관련 직원들이 여주에서 소비하는 규모도 무시할 수 없죠.
이처럼 이천이나 여주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생명줄, 하이닉스 매각 공고에 지난 7월 대기업 SK와 STX가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습니다. 하이닉스 매각을 담당하는 한국 정책금융 공사(산업은행에서 갈라져 나옴)는 9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10월 우선협상대상자 확인실사를 거쳐 11월 주식매매계약서(SPA)를 체결한다는 일정을 잡았습니다. 올 11월 안에 하이닉스 매각이 완료되는 거죠. 대한민국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첨단업종의 하나이자 이천과 여주경제의 사활이 걸린 하이닉스 발전을 위해 가장 적합한 인수기업이 꼭 필요한 일이죠.
그렇기 때문에 한국정책금융공사 정확히 정부의 하이닉스 매각이 혹시 일정에 쫓겨 졸속으로 추진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게 되는 겁니다. 일부 시민단체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것은 물론 한국 정책금융공사를 항의방문했고, 하이닉스 노동조합도 대책위원회를 조직해 지난 1일 매각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대책위는 “오직 하이닉스의 성장과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투명한 기준에 의해 인수기업이 선정돼야 하며, 만약 정치적 요인이 개입될 경우 전 임직원들의 가열찬 투쟁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하이닉스 매각과 관련해 우려되는 대목은 크게 2가지입니다. 첫째, 경영의지가 없는 투기자본이 인수해 기술과 자본을 빼돌린 뒤 되팔아 버리는 겁니다. 노조 대책위도 이점을 의식해 “불분명한 외국 자금 유입으로 국부유출이나 기술유출에 대한 우려는 철저하게 배제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기우가 아닙니다.
STX와 컨소시엄을 이뤄 중동 지역 펀드가 참여하거든요. 말이 중동 펀드이지 그 자금 출처는 전혀 알 수 없는 일이죠. 설마 그렇지는 않겠지만, 중동의 석유자금인지, 동남아 마약자금인지, 독재자들의 부정한 자금인지... 만약 이런 자금이라면 안정적인 하이닉스 경영과 미래 성장을 도모할리 없죠.
둘째, 고용불안. 인수기업이 경영합리화를 명분으로 정리해고에 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인수업체가 10% 생산성 증대를 목표로 잡았다고 치죠. 신규투자에 이은 기술개발로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손쉽게 10% 인력 절감으로 목표를 이루려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2만 명 직원 가운데 10%, 2천명이 정리해고 되는 겁니다. 이천 여주 생존권과 직결되죠. 자칫 이천여주 경제는 파국을 맞아요. 그래서 대책위도 “고용 불안을 야기하는 어떠한 조건에도 타협할 수 없다”고 못박는 겁니다. 지역경제 살리려면 하이닉스 노동조합이나 서울의 시민단체에만 맡기지 말고, 우리가 짐을 나눠야죠. 하이닉스 졸속매각 반대 이천여주 민관 대책위원회를 결성해 하이닉스 노동조합과 연대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천시청과 여주군청이 앞장서면 더 좋고요.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늦어도 11월 안에 운명이 결정됩니다.
*다음 글에서 정부의 졸속매각 추진 속사정과 여파, 대책을 짚어 보겠습니다.
이천저널
이천저널 icjn@paran.com
이천교육지원청 위(Wee)센터, 학생상담 자원봉사자 위촉식 및 월례회 개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