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정 이천연대(준) 준비위원장

지난 8월18일 이천시는 홈페이지에 “이천시 주민참여예산제 운영조례 시행규칙(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는 2011년 3월 국회에서 지방재정법을 개정함에 따라 모든 지방자치단체는 올해 9월까지 주민참여예산제 조례를 제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천시는 올 1월에 주민참여예산 조례를 시민들과의 아무런 교감 없이 제정했다. 그러나 이천시에서 제정된 조례는 행정자치부의 3가지 예시안 중에서 참여예산제도의 정신과 알맹이가 빠진 가장 저렴하고 형식적인 조례안으로 통과시켜놓은 상태다. 특히나 이번 조례의 시행규칙을 입법예고를 해놓았는데, 더욱 가관이다. 주민참여예산제도의 실질적인 내용인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완전히 배제하고 있다.

주민참여예산 조례에서 무엇보다 핵심적인 것은 주민의 자발적 참여고 이를 통한 위원회의 구성인데 이번에 제출한 시행규칙은 주민의 자발적 참여를 제도적으로 막고, 그야말로 입맛에 맞는 사람들로 주민참여예산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위원회 구성과 관련해서 읍면동장 및 주민자치위 추천 각1인(14명이내), 전문가(3인이내), 비영리단체 추천(6인이내), 이천발전기획위원회 추천(4인이내), 공무원(3인) 총 30명으로 구성하고 시장이 위촉하게 돼있다.
뿐만 아니라 주민참여예산위원회가 형식적인 위원회가 아니라 실질적인 운영이 되기 위해서는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제도적 장치가 함께 조례에 담겨야 한다. 하다못해 예산관련 주민교육이나 실질적으로 주민의사를 수렴할 수 있는 지역회의의 구성과 운영 등 주민참여를 실질화하기 위한 내용들이 보완이 필요하다.

주민참여예산제도의 근본취지는 예산편성과정에 지역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자신들의 선호와 우선순위에 따라 예산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참여와 자기결정이라는 지방자치의 이념을 구현하는 제도다. 무엇보다 주민참여예산제도는 지방재정운영에 대한 지역주민의 직접참여제도인 동시에 지방재정운용에 대한 시민적 통제장치로서 인기 위주의 예산편성이나 방만한 예산운용 등 예산낭비나 지방재정의 비효율성을 극복하기 위한 사전적인 시민적 통제장치의 기능과 역할도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얼마 전에 이천 조병돈 시장은 7월 22일 ‘공약이행 시민평가단 간담회’를 개최해 자신의 77개 공약 중 4건을 완료하였고, 완료된 4건 중 하나가 바로 주민참여예산제라고 소개했다. 형식적인 공약이행의 숫자놀음이 아니라 실질적인 주민참여의 확대와 의견수렴을 통해 졸속으로 조례를 제정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천시는 지금이라도 시민사회와 협의를 시작해야한다. 지금이라도 주민참여예산제 도입의 취지에 맞게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실질적인 주민참여를 담보할 수 있는 조례와 시행규칙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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