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 내용 없이 텅 비어있는 이수흥 열사의 묘비.

이천출신의 독립운동가로 국립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 안치된 이수흥 열사의 묘비명이 아무 내용도 없이 텅 비어있는 채 방치돼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김문환 강동대학교 교양학부 겸임교수는 지난 9일 이천초등학교 앞 이수흥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수흥 열사의 묘비명을 채워줄 것을 제안했다.

김 교수는 이날 이천·여주 출신 독립투사들에 대한 잘못된 기록을 시정하고 이들의 공적을 기리는 사업에 지방자치단체가 적극 나서줄 것을 요구하면서 이수흥 열사의 묘비명을 채워 그의 공적을 기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국립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 안치된 2백여명 애국지사들의 묘비에는 어록이나 좌우명, 공적내용 등이 적혀 있다”며 “북한 출신이면서 후손이 없는 열사들을 제외하고는 이수흥 열사 뿐”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립현충원에 안장된 묘역의 묘비는 후손들이 요구하지 않을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국가보훈처나 국립현충원에 요구하여 지역출신 애국지사 및 열사의 위대한 행적을 남길 수 있도록 돼 있다.

이에 김 교수는 “이수흥 열사가 재판과정에서 일제 재판부에 목숨을 구걸하지 않겠다며 항소하지 않고 당당하게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순국한 것을 기록해 그의 기상을 후손에게 길이 남겨줄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제라도 묘비명을 남겨 이수흥 열사의 영혼에게 제자리를 찾아주는 일은 후손들의 의무”라며 “이천시청이 나서 민관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결성해 묘비에 넣을 글귀를 선정하고, 현재 지역에서 활약 중인 서예가들 가운데 한 분을 선정해 글씨를 쓰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그는 “요즘처럼 국가정세가 흔들리고 있는 시점에서 나라가 중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에서부터 역사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보여야한다”며, “이천시가 그 본보기가 돼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천시는 지난 1982년 ‘이수흥선생기념사업회’를 결성해 이천초등학교 앞 공원에 ‘독립투사 이수흥선생 기념동상’을 건립했으며, ‘이천의 자랑 순국선열 이수흥’이란 책을 발간하여 이수흥 지사의 항일 독립운동정신을 기린 바 있다.

 

 

이천저널

한송이 기자  uh070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