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을 맞으려면 개도 짖지 않는다 했다. 이천시민들은 헌법이 부여한 주민 자주권을 빼앗기고 4년을 참고 지내다 지난 5월30일 국회의원 선거구분할 이천시 추진위원회를 결성하면서 이천시민의 뜻을 한데로 모으는 시민운동으로 번져나고 있다.

지금부터 12해 전, 17대 총선에 즈음해 이웃도시인 여주군은 인구가 선출직 국회의원 1인당 최소인구인 103,093명에 모자라 독립선거구 자격에 미달돼, 이천시와 국회의원선거구를 통합한다는 국회 정치개혁 특별위원회 결정을 매스컴을 통해 전해들은 이천시민의 대다수는 그런가보다 수긍했으며, 법이 그렇다하니 반대의견을 표명하지 않았다. 언제나 그랬듯이 그 와중에도 몇몇 지도층 인사들은 자신들만의 손익을 계산하기에 바빴고 이해관계에 따라 개발된 조직 논리는 여주의 이규택씨를 이천시와 여주군의 국회의원으로 선출했으니 여기까지는 하등의 문제가 없었다. 말 그대로 합법적이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18대 총선에 즈음해 여주군도 인구가 증가해 선출직 국회의원 1인당 최소인구인 103,093명을 초과했고 이천 여주 선거구 통합인구가 최대인구인 309,279명을 넘어 여주군 자체만으로도 독립선거구 필요충분조건을 갖췄고, 선거구분할에 필요한 최대인구도 넘었으나, 당시 국회 정치 개혁 특별위원회는 이천 여주 선거구 분구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18대 총선을 치렀고, 헌법에 반하는 위헌적 조치는 여기서부터 생겨났고 이천·여주의 시민들은 헌법이 보장한 주민 자주권을 훼손당했다. 선거구를 통합할 때 이천시민들의 의사를 물어보지도 않고 법대로 조치했듯이 국회의원 선거구 분구의 필요충분조건을 갖추면 통합이 그랬던 것처럼 자동적으로 독립선거구를 갖게 될 거라 믿었다. 분구를 해야 함은 그러한 결정권을 법률에 의해 위임받은 국회정치개혁 특별위원회나 국회의 권리가 아닌 의무이건만 당시 일부 국회의원들의 잘못된 판단과 의결로 이천시와 여주군은 자신들만의 대표를 국회에 보낼 수 있는 주민 자주권을 빼앗긴 것이다.

헌법재판소도 국회의 의결이 잘못된 것이라고 위헌판결을 한 바 있다.

국회가 이천시민의 주민자주권을 빼앗아간 것을 우리의 권리를 지켜달라고 국회에 보낸, 잘못된 의결을 할 때의 이규택 전 국회의원이나 비록 잘못된 의결로 계속된 이천·여주선거구에서 당선된 이범관 국회의원이 지적하고 바로잡았어야 했다. 도둑을 맞아도 개가 짖지 않는다면 자주권을 빼앗긴 주민이라도 돌려달라고 소리 높여 외쳐야겠다.

국회가 헌법에 주어진 주민의 권리 빼앗았는데도 당해지역인 이천시나 여주군 주민이나 지도자 또는 지도층 인사들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못하고 주민이 아닌 이해 관계자의 눈치만 보고 있으니, 이런 경우 옛 성헌들은 어찌 했나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孟子盡心章句下（맹자진심장구하)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士(사) 未可以言而言(미가이언이언) 是(시) 以言餂之也(이언첨지야) 可以言而不言(가이언이불언) 是(시) 以不言餂之也(이불언첨지야) 是(시)皆穿踰之類也 (개천유지류야)』맹자께서 말씀하시길 선비(지도층인사)가 말할 처지가 아닌데 말하는 것은 말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떠보는 것이며, 말을 해야 할 처지인데도 말을 하지 않을 경우 말을 하지 않음으로써 다른 사람의 생각을 떠보는 것이다.

이 경우 양자 모두가 한밤중에 벽을 뚫고 담을 넘는 좀도둑의 부류다 하셨으니 조직의 지도층인사가 말할 처지가 아닌데도 말하는 것은 정보를 흘려서 주변의 반응을 보고 들어서 자신이나 자신의 조직이 행한 행위나 결과를 변명하거나 합리화시키기 위한 꿍꿍이속이 있기 때문이며 지도층 인사가 말해야 할 경우에도 말하지 않는 경우는 자신이나 자신의 조직이 행한 행위나 결과가 잘못됐음을 알면서도 어떻게 회피하여 나갈 수 있을까 꼼수를 부리려함이다.

이러한 행위는 마치 남이 안 보는 한밤에 숨어서 남의 집 벽을 뚫고 담을 넘어 남의 물건(생각)을 훔치는 좀도둑이나 하는 짓이다. 즉 말을 해야 할 경우 목에 칼이 들어와도 말을 하는 것이 군자의 길이며 선비(지도자)의 길이다.

헌법이 부여한 주민자주권을 도둑맞은 지 4년이 지났는데도 국민의 권리를 대신해 지켜달라고 뽑은 주민의 대표들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말은 안하고 아무 의사표시 없이 두리번거리는 것이 누군가의 눈치를 보는듯하니 믿을 구석은 이천시민 자신들뿐이다. 그동안 조직의 논리로 이천시민을 설득해 표심을 챙긴 수많은 선거꾼들은 이천시민을 기만한 것인가?

지난날 중선거구제가 시행됐을 때 이천은 참으로 여러 도시와 선거구를 공유했었고 이천시 출신이 아닌 국회의원을 여러 번 가졌었다. 광주와 합구됐을 때는 광주의 신하균 국회의원을, 용인과 통합 됐을 때는 조종익 국회의원을, 여주와 통합 됐을 때는 정동성, 이규택, 이범관 국회의원이 이천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었다.

그때마다 이천의 표를 모아 그분들을 국회의원으로 만드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분들은 당시 소속된 조직에 열과 성을 다한 결과라 말한다.

조직에 충성한 그분들을 탓하려함이 아니며 통합선거구에서 지난날의 기록처럼 왜 이천출신이 아닌 非(비)이천출신인가를 말하려는 것 또한 아니라, 그분들이 과연 우리고장 이천의 대표였으며 참 심부름꾼이었나를 묻고 싶은 것이다. 그분들에게 국회의원 뱃지를 달아드리는데 앞장섰던 분들에게 현역시절 국가와 출신자역을 위해 일했으며 이웃처럼 대했듯이 임기를 마친 후에도 우리의 이웃으로 남았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고 묻고 싶은 것이며 임기 후에도 우리의 이웃으로 살아갈 이천시민의 대표를 뽑고 싶은 것이다.

그것이 권리라면 잃거나 빼앗기고 싶지 않을 뿐이다.

그리고 이 문제에 대해 많은 의견을 주변의 매체를 통하여 공유하고 싶은 것이다. 한밤에 벽에 구멍을 뚫고 담을 넘는 좀도둑과 같은 부류였던 이들까지도...

-茶豊-

이천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