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 고려초기의 복식. 관모가 각 진 상태며, 직사각형의 날개를 가지고 있다. 옷깃과 수구가 C자형 곡선을 띠고 있으며, 소매 폭이 넓다. (오른쪽) 조선 초기의 복식. 관모가 둥근 형태로 양 날개가 구부러져 있다. 옷깃이 직선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고려 초기 복식에 비해 눈에 띄게 소매 폭이 줄었다.

중리동에 자리하고 있는 서희동상이 조선시대의 복식을 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제대로 된 고려시대의 복식을 갖추게 하자는 여론이 일고 있다.

서희선양 사업이 힘을 더해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서희 선생과 관련된 모든 자료에 신중을 더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고려 초기의 복식은 송나라의 관복제도를 도입해 각 지고 양 날개가 직사각형 모양을 한 관모를 쓰고 옷깃과 수구에 C자형 선이 돌려져 있는 공복을 입었다. 이에 따라 2004년도에 제작된 충효공원의 서희동상은 고려초기의 복식을 기초해서 만들어졌다.

그런데 1965년도에 제작된 중리동 서희동상은 관모가 둥글고 양 날개가 구부러져 있으며, 공복에 C자형 선이 없다. 이는 조선시대에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의 난리를 겪는 동안 간소화됐던 공복의 형태와 비슷한 형태로 서희 선생이 살았던 시대의 복식과 전혀 다르다.

더욱이 중리동의 서희동상은 그것이 자리하고 있는 로타리가 ‘서희동상 오거리’로 불리고 있는 등 이천의 대표적인 동상으로 인식되고 있어 인식개선을 위한 조속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중리동에 살고 있는 신 씨(53)는 “이천시민들은 ‘서희동상’이라 하면 모두 서희동상 오거리에 있는 동상을 떠올린다. 그런데 그 동상이 착용하고 있는 복식이 조선시대의 것이라면, 우리가 역사적 인물을 잘못 기억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서희동상의 복식개선을 주장하고 나섰다.

시민 이 씨(44)도 “서희선양 사업을 제대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기념관이나 추모공원 등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에 있던 자료를 제대로 보완하는 작업이 훨씬 중요하다”며 “특히 서희동상과 같이 이천시민들에게 잘못된 인식으로 남아있는 경우는 더욱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서희동상은 역사적으로 보면 잘못된 복식을 갖추고 있지만 이천시의 관점에서 보면 서희선양 사업의 초시가 됐던 나름의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동상”이라며 “동상을 아예 없애거나 수정하기보다는 기념관 등에 보관하면서 이천 자체의 역사로 기억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 (왼쪽) 중리동 서희동상오거리에 있는 서희동상. 둥글고 양날개가 구부러져 있는 관모와 직선형의 공복을 입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이는 조선시대의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개선이 촉구되고 있다. (오른쪽) 충효공원에 있는 서희동상. 각 지고 직사각형의 날개를 가진 관모와 C자형 선을 두르고 있는 공복을 입고 있다. 이는 고려시대의 복식과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다.

이천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