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태준 국민참여당 이천·여주지역위원장

아쉽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 이천에는 시민들이 편하게 산책도 하면서 쉴 수 있는 공원이 많지 않습니다. 아마도 여러 가지 면에서 ‘설봉공원’이 이천에서는 시민들의 최고의 휴식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오래 전부터 이천·여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소속 ‘작은사랑나누기’ 봉사단이 매주 토요일 아침마다 설봉공원 청소봉사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있었지만, 저는 천성이 게으른 탓에 참여를 미루고 있다가 올해 1월부터 용기를 내어 위 봉사단에 참가해서 청소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청소봉사활동에 나오시는 분들은 대략 20여분 내외로 대부분 꾸준히 참여하고 있었고,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모두 밝은 표정이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참가자들에게 각자 청소해야할 구역이 정해져 있지는 않았으나, 저의 경우 특별한 이유는 없으면서도 언제부턴가 설봉호수 둘레길을 청소하게 되었습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청소봉사를 하겠다고 나온 저는 “아니 무슨 쓰레기가 이렇게 많이 버려져 있지.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은 양심이 있는 사람들인가. 이 쓰레기는 족히 수개월 동안 여기에 있었겠군”하는 등의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음을 솔직히 고백합니다.

그런데 저는 얼마 전 설봉호수 둘레길을 청소를 하다가 조경석 위에 놓여 있는 빈 소주병 2개와 컵라면그릇 나무젓가락를 발견하였습니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아니 이 사람 정말 양심이 없는 사람이네”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로 인해 저는 속이 상했습니다.

그러나 곧바로 저의 마음속에는 “한 밤 중에 호숫가에 혼자 앉아 변변한 안주도 없이 소주를 2병이나 마셨네. 그러면 내가 알 수는 없지만 아주 큰 근심이 있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방금 전 나쁜 생각으로 속상해하던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제 마음 속에는 “그 사람한테 아무 일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요즈음 주말이면 봄철이라 서울 등 외부에서 설봉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무척 많아졌습니다. 그 사람들이 설봉호수의 깨끗한 둘레길을 걸으면서 기분이 좋아지고 그로 인해 이천에 대해 좋은 느낌을 가지게 될 거라고 생각하니 저의 얼굴에도 기분 좋은 미소가 저절로 번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설봉공원 청소를 하면서 나쁜 마음으로 인해 속상해 하지 않고 따뜻한 마음으로 청소를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봉사는 남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이라는 것’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쓰레기를 줍는 마음이 아니라 보석을 찾는 마음으로 설봉호수 청소를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이러한 소중한 마음을 깨닫게 해준 ‘작은사랑나누기 봉사단’에 감사를 드립니다.

 

 

이천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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