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습화분받침 위에 담긴 난의 모습.

 

아직도 머리맡에 젖은 수건 갖다놓고 자니?
난 가습화분받침만 놓고 잔다!

건조한 봄을 힘껏 날려버릴 가습기가 찾아왔다. 가습기로도 쓰고 화분받침으로도 쓰는 ‘가습화분받침’이 세상을 향해 고개를 내민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것을 가능케한 사람은 설성면에 거주하고 있는 강상구씨. 평범한 농민인 그가 발명가가 될 수 있었던 사연은?

“묵은 체중이 싹 씻겨 내려가는 것 같습니다.”

강상구(56) 씨는 요즘 살 맛 난다. 3년 전부터 고심해오던 가습화분받침을 드디어 완성했기 때문이다.
3년 전 그는 아내의 취미인 화초 기르기를 어떻게 하면 집안에서도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강 씨가 인고의 노력 끝에 처음 개발한 것은 조화를 심는 화분에 도자기와 모터를 이용한 가습화분받침. 하지만 이것은 조화 화분이라는 것과 물이 많이 소모된다는 단점을 이겨내지 못했다.
그래도 강 씨는 좌절하지 않았다. 다른 방법으로 만들 방법을 구상하던 그는 플라스틱을 사용하게 됐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화분에 물을 주면 그것을 흡수한 후 남은 물이 속받침에 고이면서 다시 증발하여 습을 공급하는 방식을 띠고 있으며, 건조한 계절에는 빈 공간에 맑은 물을 채워 자연가습기로 활용할 수 있는 화분받침을 개발한 것이다.

강 씨는 “전처럼 모터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물도 많이 필요하지 않고 생화 화분에 사용할 수도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 강상구씨

 

“요즘 집이 건조할 틈이 없어요.”

가습화분받침 발명가의 집답게 강 씨의 집에는 곳곳에서 가습화분받침을 사용하고 있는 화초들을 찾아볼 수 있다. 덕분에 자연적으로 습도가 유지돼 건조할 수가 없다고.

과거 강 씨의 집은 건조한 계절이 오면 자다가도 숨이 막혀 잠에서 깨곤 했다. 그래서 자기 전에는 항상 머리맡에 물을 떠놓고 자거나 젖은 수건을 가져다놓고 자야 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곳곳에 위치하고 있는 가습화분받침 덕분에 건조한 계절이 와도 수건 한 번 걸어놓은 적이 없다.

또한 미관상으로도 전에 비해 훨씬 정돈되고 아기자기한 느낌이 든다는 것이 강 씨의 설명이다. 이는 강씨 집안에 있는 모든 화분들이 같은 화분받침을 쓰게 해서 통일감을 줌으로써 가능하게 된 결과다.

강 씨는 “화분받침이 가습효과까지 있으니 아주머니들이 특히 좋아한다”며, “우리 집사람도 마음에 든다며 집에 있는 모든 화분받침을 당장 바꿔버렸다”고 웃음 지었다.

한편, 가습화분받침은 大, 中, 小의 세 가지 사이즈로 나뉘고 각각 3000원, 3500원, 4000원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구매문의는 ☎031-641-7170으로 하면 된다.

▲ 가습화분받침.

한송이 기자 (uh0703@naver.com)

이천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