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오후 11시경 이천시의회 1층 의원실에서는 실랑이가 한창이었다. ‘마장면 주민사업비 20억원 삭감’을 놓고, 김인영 의장이 시 집행부와 막판 조율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끝내 제안은 수포로 돌아갔다.
그 과정에서 20억원 전액삭감으로 김문자 예결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려 하자, 마장면 출신의 이광희 의원이 의사봉을 빼앗고, 20억원의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시의원들은 시 집행부의 안이한 태도에 의사봉을 두드렸다. 이에 이 의원은 문을 박차고 퇴장했다.
이번 계수조정은 이날 오후 9시가 넘어서야 마무리 과정에 다다랐다. 삭감액만도 71억원으로 역대 최고액이었다. 시의원들은 읍면동 사업비 중 마장면 주민지원사업 20억원에 대해 시 집행부에 마지막 기회를 줬다. 하지만 시 집행부는 아무런 대책과 설명이 없었다.
10시경 의원실을 방문한 김인영 의장이 이를 듣고 조병돈 시장을 찾아 나섰다. 이후 부시장과 자치행정국장이 의원실을 찾아 해결점을 모색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문제의 마장면 주민사업비 20억원은 지난 3년간 특전사 이전에 따른 인센티브 사업비로 이천시가 매년 마장면에 지원한 부분이었다.
그런데 마장면 주민사업비는 민선 4기 시의회 속기록에서 ‘3년간 지원한다’고 밝혔던 것이기 때문에, 4년차인 2011년에도 20억원을 지원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시의원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10억원은 체육시설 건립이고, 10억원은 주민지원사업’이라는 상임위원회에서 설명은 시의원들을 더욱 화나게 했다.
A의원은 “특전사 이전에 따른 마장면 주민들의 고충은 이해하고, 이를 통해 택지개발 등 이천시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를 가져온 것 안다”며 “하지만 (3년의 기한이 끝난) 20억원을 또 올려놓고, 이유를 설명하라니까 둘로 나눠서 집행한다는 것은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B의원도 “계수조정이 끝나는 시점까지 설득력이 있는 대안을 가져올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이제 와서 5천만원씩 지원해 줄 테니, 예산을 세워달라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이천시 발전을 위해 마장면민들의 고충을 누구보다 시장님이 알고 계시다”며 “그들을 위해서는 다양한 측면에서 지원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2011년 예산안 중 마장면 주민사업비 20억원은 전액 삭감됐다. 시의 의지에 불구하고 시의원들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처럼 시와 시의회의 갈등이 깊어진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이라는 지적이다.
양동민 기자 (coa0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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