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전당에서 민방위 교육이요.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오겠네요. 이천시는 참 재밌어요.”

문화 예술도시의 랜드마크로 개관한 지 1년 6개월이 된 ‘이천아트홀’이 대관 및 운영에 있어 기준 없이 제멋대로라는 지적이다.

이천아트홀이 아트홀의 운영조례에 어긋난 민방위교육 허가를 시작으로 각종 단체의 행사장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걱정과 함께, 공연장에 꽃다발이 들어갈 수 없는데도 특정 행사에서 꽃다발 증정식까지 넣어 말썽을 빚고 있다.

지난 8일 이천아트홀은 2011년 상반기 정기대관에 이천시로부터 ‘민방위 교육’ 신청을 받고 이를 허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내년 1월부터 8월까지 시민회관이 청소년수련관으로 리모델링 공사가 이뤄지면서 기존 시민회관 공연장을 대체할 장소가 없어 이천아트홀을 이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800호 7면 보도]

민방위 교육뿐만이 아니다. 신협의 경우도 1월에 있을 총회장소를 구하지 못해 아트홀에 대관 신청을 해 놓았고, 각종 유치원 졸업식 행사 대관신청도 줄을 잇고 있다.

아트홀 관계자는 “대체 장소가 없으니 어쩔 수 없지 않냐. 공사가 끝나는 8월까지는 달리 방도가 없다”며 “하지만 대관 장소는 소공연장에 국한해서 대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천아트홀의 이 같은 주장에 문화 예술인들은 고개를 내젓는다. 그동안 대관에서도 문제가 많았다는 지적에서다.

문화 예술인들에 따르면 아트홀에서는 특정 정당의 전당대회는 물론, 노인의 날 기념식과 대학입시설명회 등 대관기준에 어긋난 행사가 수차례 진행돼 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앞으로 공사가 끝나는 8월까지 소공연장만 대관한다는 아트홀 측의 주장은 명분을 잃은 지 오래라는 지적이다.

대관신청을 준비하는 유치원 원장은 “시 행사, 일부 단체의 행사가 이뤄지는 마당에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는 식의 기준은 없다”며 “불가처리 땐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흥분을 가라앉히질 못했다.

또한 공연장 운영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12월 2일 소공연장에서는 이천시 월례조회가 개최됐다. 100여명이 넘는 시민들에게 표창장 수여가 있었는데, 사회자가 ‘수상자에게 꽃다발을 증정하실 분들은 무대로 나와 전달해 주십시오’라는 멘트가 나왔다.

예술 공연장에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 나온 것이다. 좁은 무대 진출입로에 많은 사람들이 꽃다발을 들고 오르내리는 모습이 위험천만 했다고 당시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는 아트홀 직원들이 꽃다발을 들고 공연장을 들어가는 시민들을 저지하면서 실랑이가 종종 이뤄지던 것과는 전혀 상반된 모습이었다. 당시 행사장에 있던 한 인사는 “아트홀이 기준 없이 운영되면 시민회관이나 다름없지 않나”라며 “문화예술 도시에 걸맞은 수도권 최고의 예술의 전당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이천아트홀이 공연, 전시, 무대 등에서 운영상의 문제가 제기됐던 가운데, 설립 목적에 맞는 ‘이천아트홀’을 위해서는 현재 시 직영체제를 벗어난 독립 법인체제로의 운영이 바람직하다는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양동민 기자 (coa0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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